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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암 아랍 환자, 국내서 고난도 신장 자가이식 수술로 새 삶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1/25 16:14
신장 두 개의 기능을 모두 잃어 투석을 받아야 할 위기에 처했던 아랍 암 환자가 국내에서 수술을 받고 지난 월요일 고국으로 돌아갔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홍범식, 신·췌장이식외과 김영훈 교수팀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신우암 환자 요시프 압둘라만씨가 왼쪽 신장 전체를 떼어내 신장 속 신우에 생긴 암을 잘라낸 후 재이식하는 '신장 자가이식'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신장 가장 안쪽에 있는 신우는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요관으로 나가기 전 머무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신우에 암이 생기면 신장과 요관 전체를 떼어낸다. 요시프씨는 왼쪽 신우에 암이 생겼고 오른쪽 신장 기능은 매우 나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암을 치료하려고 왼쪽 신장 전체를 절제하면 제대로 기능하는 신장이 없어 머지않아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장 이식도 불가능했다. 이식 거부 반응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면역억제제가 몸의 면역 체계를 떨어뜨려 암을 재발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홍범식 · 김영훈 교수팀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는 '신장 자가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지난해 말 홍범식 교수는 요시프씨의 신장과 요관을 복강경으로 적출해냈다. 그리고 신장 가장 안 쪽에 있는 신우를 절개해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후 신우를 다시 봉합했다. 이어 김 교수는 종양이 사라진 신장을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수술 결과 환자의 몸에서 암 세포는 완전히 없어졌으며, 신장 기능도 보존돼 정상적으로 소변이 만들어졌다. 요시프씨는 "처음에는 크게 낙담했지만, 한국에서 치료를 잘 받고 오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봐서, 한국으로 수술을 받으로 간다고 들었을 때 두려움보다 기대감이 들었다"며 "수술을 잘 끝마쳐 준 한국 의료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홍범식 교수는 "지금까지 서울아산병원이 쌓아온 암 수술과 신장 이식 경험으로 신우에 생긴 종양은 제거하면서 신장은 보존하는 신장 자가이식 수술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암을 치료하면서 완치뿐 아니라 장기를 최대한 보존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