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3D 가상현실 게임이 뇌에 미치는 영향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5/17 09:02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 게임을 시작하면 기본 2~3시간, 많게는 4~5시간씩 쉬지 않고 게임을 한다. 게임중독 증상이 있는 사람의 경우 하루 게임사용 시간이 10시간을 넘어서기도 한다. 이처럼 오랜 시간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게임 중 시간 감각이 떨어지고 시간 경과를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에는 VR기기 등을 이용한 3D 가상현실 게임을 할 경우, 일반 모니터로 게임을 할 때보다 시간 감각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UC Santa Cruz(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 심리학과 연구팀은 가상현실 게임과 일반 모니터 게임 사용자의 시간 감각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미로 게임을 두 가지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41명의 시험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기존 방식과 가상현실 방식의 게임을 선택한 후 스스로 5분이 지났다고 생각됐을 때 게임을 중단했다. 게임 중 참가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계는 없었으며, 감각만으로 시간을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게임을 중단했을 때 실제 경과시간을 기록했다.
측정 결과, 실제 5분과 참가자들이 인식하는 5분의 차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현실 게임을 한 참가자들은 일반 모니터로 게임을 한 참가자들보다 평균 28.5%가량(72초) 오래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가상현실 게임을 할 경우, 게임 중 맥박, 신체 리듬 등 플레이어의 신체 인식이 떨어질 수 있다”며 “신체에 대한 인식·감각이 저하되면 뇌가 시간의 흐름을 측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현실 게임)제품들의 착용감이 좋아지고 몰입감이 높아질수록 플레이 시간을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플레이 중 규칙적인 간격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게임이 설계된다면 이 같은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Timing&Time Perception’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