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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롭탑, 입기만 하면 배탈나는 ‘의학적’ 이유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4/06 08:30
"크롭탑 입기만 하면 배탈이 나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호소다. 날이 좋아진 만큼 길거리에서 보이는 옷차림도 달라졌다. 최근에는 복부가 드러나는 상의인 크롭탑이 유행의 중심에 있다. 카디건, 재킷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배탈 때문에 누군가에겐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패션이 아니다. 왜 배를 차갑게 하면 배탈이 나는 걸까?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배가 차가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 순환이 저해되는 걸 꼽을 수 있다. 강동경희대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혈액 순환이 저해되면 근육도 경직되면서 위와 장의 활동이 줄어든다”며 “소화 작용이 억제되면서 음식은 적체되고, 가스가 차면서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고, 변비, 설사 등도 유발된다”고 말했다.
찬바람으로 자율신경의 균형이 어긋나는 것도 배탈을 유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 몸은 교감과 부교감이란 자율 신경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신경들이 장관의 운동을 조절한다. 과로나 스트레스 등 외부 환경으로 두 신경 간 균형이 맞지 않아도 배탈, 복통 등이 유발되는데, 찬바람이 두 신경 사이 불균형을 유발하는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석재 교수는 “특히 체질적으로 배가 찬 사람이라면 이런 증상을 느끼기가 쉽다”고 말했다.
무시하고 크롭티를 오래 입었다간 과민성대장증후군, 기능성 소화불량 등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질환으로 악화하면 치료가 힘들고, 소화기관이 약해져 관련 증상이 더 쉽게 유발될 수 있다.
그래도 크롭티를 입고 싶다면 아이스크림, 차가운 음료 등 차가운 음식을 피하자. 재킷 등으로 배를 가려 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을 막는 것도 좋다. 고석재 교수는 “인삼, 대추, 생강 등을 차로 가지고 다니면서 마시거나, 대사율을 높이기 위해 운동을 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도 배탈 유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밖에 있다가 차가워진 배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아주 뜨거운 온도로 찜질을 하는 것은 오히려 자율 신경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