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호흡곤란, 관절통증… 코로나19 후유증 속속 보고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8/25 16:32
만성피로·흉통 등 '중복'… 젊은층도 예외 아냐
코로나19는 완치돼도 ‘후유증’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게 ‘최선’이며 방역수칙을 지키라고 강조한다. 코로나19 증상 정도, 나이와 상관없이 만성피로, 두통, 흉통 등 후유증이 발생한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남긴 후유증… 만성피로·통증 등 발생
코로나19는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은 경증 환자에서도 후유증이 생겼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회복한 27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35%가 피로·기침·미열 등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후유증을 겪는 비율도 증가했다. 후유증을 경험한 유증상자는 18~34세 26%, 35~49세 32%, 50세 이상 47%였다. 미국 CDC 연구진은 “고령에 2개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던 완치자의 증상이 더 오랫동안 심하게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후유증이 보고됐다. 이탈리아 의료진이 143명의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해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25명(87.4%)이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앓은 걸로 조사됐다. 완치자들은 만성피로(53.1%), 호흡곤란(43.4%), 관절 통증(27.3%), 가슴 통증(21.7%) 등을 앓고 있었다.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네 명 중 한 명은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한국일보 의뢰로 대구의 신천지예수교회다대오지파가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받은 신자 4198명 중 1035명은 완치 뒤에도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응답자들 대부분은 여러 후유증을 ‘동시에’ 앓고 있었다. '만성피로 및 피곤'을 호소한 사람이 322명(후유증 중복응답)으로 가장 많았고, 두통을 겪는 이들은 119명을 기록했다. 또 평소와 달리 기억력 저하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203명이나 됐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담배, 피냄새 등만 지나하게 느끼는 후각 장애도 126명이나 됐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코로나19를 겪었던 사람 중 1% 미만은 폐 조직이 망가져 재활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치료됐다고 하더라도 추적관찰을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탈모 유발?… 일시적인 현상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에서 ‘탈모’ 증상을 겪는다는 연구도 있다. 인디애나 의과대학이 코로나19가 완치된 156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23명(26.9%)이 코로나19 완치 후 탈모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탈모가 코로나19의 '증상'이라기보다는 감염의 '결과'로 보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실피 케타팔 박사는 “환자들의 탈모 현상은 신체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증상”이라며 "수술, 신체적, 심리적 외상, 감염, 고열, 극심한 체중 감소 등을 겪으면 일반적인 탈모 유발 인자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보건 당국에서는 8월 초부터 완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젊은 환자 중 상당수가 후유증을 겪었다”며 “후유증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임상연구에 착수한 만큼, 데이터가 축적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