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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인대 손상에 대해 수술적 치료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손상 초기 단계에서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30대 여성 A 씨는 20대부터 하이힐을 즐겨 신었다. 종종 발목을 접질렸지만,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을 하면 통증이 해소되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기를 반복하였다. 최근 들어 습관적으로 발목을 삐고 발목이 덜렁거리는 느낌을 받던 A 씨는 며칠 전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발을 딛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았다. 진단 결과 잦은 인대 파열로 인한 발목 만성 불안정이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악화되었었다.

발목염좌 방치하다 발목 불안정증으로 이어져

급성 발목 염좌의 대부분은 발목 외측에서 발생하며 젊게 활동하는 연령층과 직업군에서 흔히 발생한다.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회복되지만 염좌의 초기에는 통증을 참고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자의 사정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지낼 경우가 많고, 수차례 발목 염좌가 반복되거나 심하게 인대손상을 받았을 경우 이런 방치는 발목을 만성 발목 불안정증으로 악화되게 만든다.

발목 불안정증을 방치할 경우 단순한 인대 손상에서 그치지 않고 발목 관절의 과다한 요동을 만들게 되고 이후에는 단순한 보행으로도 골연골 박리, 관절 강직,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흔하게 느낄 수 있는 증상으로 ‘갑자기 발목에 힘이 빠진다’ ‘그냥 걷다가 발목을 접지른다’ ‘저녁에 발목이 붓고 뻐근하다’ ‘많이 걸으면 발목주위에서 열이 난다’ ‘한쪽 발목이 잘 안 움직인다’ 가 있고, 이러한 증상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발목 불안정증의 발생 후 발목 관절내 합병증으로 악화를 의심해 봐야 한다.

발목 인대손상 초기에 휴식, 냉찜질 등 RICE 치료를

발목 인대 손상에 대해 수술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손상 초기 단계에서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발목을 삐끗할 때 인대 손상이 흔히 발생하는데 발목에 힘을 주어 걸으면 통증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가볍게 여기고 제때 치료받지 않는 환자가 많다. 발목을 다쳤을 때는 초기 RICE 치료(Rest 휴식, Ice 냉찜질, Compression 압박, Elevation 높이기)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며 붓기가 가시더라도 적절한 보조기와 부목으로 인대가 안정화 될 때까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형외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염증 및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치료 등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목 불안정증 합병증 동반되면 수술 고려

발목 불안정증만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지만, 골연골 박리, 관절 강직, 퇴행성 관절염 등의 관절 내 합병증을 동반하면 수술까지 해야 할 수 있다.

보편적인 수술법은 관혈적 변형 브로스트롬 술식((Modified Broström Operation, MBO)으로, 발목에 4cm 가량의 피부 절개를 통해 병변 부위를 개방하여 손상된 인대와 하방 지대를 봉합하여 발목의 기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다. 피부 절개를 통한 수술은 손상된 인대를 직접 보면서 수술해 정확도가 높지만, 관절 내 병변 치료에는 제약이 있었다. 최근 수술 부위 개방 없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이 발전됨에 따라 통증지표 및 기능회복점수 등을 근거로 기존 술식과 비교하였을 때 동일 수준 이상의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술식은 피부 절개가 없어 출혈 및 합병증이 감소하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이춘택병원 스포츠외상 및 관절경센터 박승범 과장은 “발목 인대 손상으로 만성 불안정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무매듭 변형 브로스트롬 술식을 적용한다”며 “무매듭 수술을 통해 발목 하방 지대의 매듭을 남기지 않고 봉합하면서 기존의 술식보다 부드러운 발목의 모양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