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자려고 불 껐더니 두통, 눈 통증… 혹시 '폐쇄각 녹내장'?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3/29 08:30
어두운 곳에 있을 때 눈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두통이 동반된다면 '폐쇄각 녹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인데, 크게 '개방각 녹내장' '폐쇄각 녹내장'으로 나뉜다. 녹내장 환자 대부분은 두드러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개방각 녹내장이다. 그러나 녹내장 환자 중 10% 미만은 안구통, 두통 등 뚜렷한 증상을 나타내는 폐쇄각 녹내장이다.
폐쇄각 녹내장 중에서도 갑작스러운 발작성 통증을 유발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있다. 이는 눈 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액체인 방수(房水)가 빠져나가는 곳인 '전방각'이 막혀 안압이 급격하게 오르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심한 두통, 눈 통증, 시력 감소, 구역,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부분 밤 또는 어두운 공간에서 장시간을 보냈을 때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 응급실에 가는 경우도 많다. 급성이 아닌 '간헐성' 폐쇄각 녹내장은 편두통 양상이 수년에 거쳐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역시 어두울 때 두통, 뻐근한 안구통,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편두통이나 머리 쪽 이상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
폐쇄각 녹내장은 ‘안축장(안구의 전후 길이)’이 다른 사람보다 짧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 백내장이 점차 진행하면서 유발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작은 체구의 중년 여성에서 폐쇄각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잦다. 키와 체구가 작으면 눈 크기도 작은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전방각이 좁아 잘 막히기 때문이다. 평소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고개 숙여 일하는 사람도 고위험군이다. 동공이 커지고 수정체가 앞으로 이동해 전방각이 좁아지면서 방수의 흐름에 장애를 줘 폐쇄각 녹내장 발병 위험이 커진다.
폐쇄각 녹내장은 주로 약물치료를 먼저 진행한다. 약물치료 후 안압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 레이저 치료를 해 홍채에 방수가 흐를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다. 증상에 따라 녹내장 수술을 해야 하기도 한다. 녹내장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지속적인 검사와 관리로 안압을 조절해 시신경 손상과 이로 인한 시력 저하를 최소화해야 한다. 폐쇄각 녹내장을 예방하려면 어두운 곳에서 고개 숙여 일하는 것을 피한다.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원인이 되므로 장시간 작업을 한다면 틈틈이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