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학대받은 아이,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 위험 4배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전혜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9/09/30 10:55
학대받은 아이는 중증 정신질환 발병 가능성이 4배로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1995년부터 2018년 사이에 유년 시절 학대를 경험한 18세 미만 21만7758명의 환자와 학대 경험이 없는 42만3410명의 환자의 정신질환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유년 시절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현병, 양극성장애와 같은 중증 정신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4배로 높았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 경증 정신질환이 발생할 확률도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뇌 크기가 작아진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긍정성을 담당하는 세로토닌 기능을 떨어뜨리고 뇌에 있는 뉴런의 가지라든지 뉴런의 수를 줄여서 뇌가 위축되는 것이다. 또 해마 기능이 떨어져 긍정적인 기억이 줄어들고,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기능이 저하돼 인지발달도 떨어진다. 세로토닌 저하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연구를 주도한 요한 찬단 박사는 "아동학대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대받는 아이의 삶에 조기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그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까지 예방하기 위한 공중보건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란셋 정신의학(The Lancet Psychiatr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