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발목염좌, 노년 삶의 질 좌우한다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
입력 2019/09/18 10:08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23)
무릎·척추 등에 심한 부담… 합병증 불러
발목 불안정증 확인하고 체계적 치료해야
건강도 예외는 아니다. 고령화 사회에 젊고 건강하게 사는 법, 조심해야 될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다수가 암이나 치매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사소하지만 놓치고 있는,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할 질환으로 '발목염좌'를 꼽고 싶다.
발목염좌를 감기처럼 잠깐 앓고 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발은 우리 몸의 뿌리이자 보행의 중추다. 노년기 인간다운 삶을 위협하는 큰 위험 요소가 발목염좌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중증 족부질환인 박리성 골연골염, 발목관절염의 70%는 외상성으로 대부분 발목염좌가 시초가 돼 발생한다. 또한 발목염좌와 함께 발목 불안정증이 동반돼 있으면서 심한 인대 손상이 있으면 발이 정상적인 체중부하를 견디지 못해 무릎, 고관절, 척추 등에 심한 부담을 줘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발목염좌로 인대만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힘줄, 신경, 근육 등 주변 조직도 손상된다.
문제는 발목염좌 치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발목염좌는 부기가 빠지고 통증이 가시면 나았다고 여기지만 이는 잘못이다. 발목염좌는 통증이나 부기보다 발목 불안정증 유무를 잘 확인하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발목 불안정증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는 보존치료를 시행한다. 보존치료란 단순 물리치료가 아니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물리치료를 해야 한다. 우리 병원의 경우 손상 정도, 직업·생활환경 요인, 발목 기능점수까지 종합해 진단을 한 후 3단계의 집중 기능재활치료를 진행한다.
발목 불안정증이 동반된 경우는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수술을 통해 불안정증 교정과 손상된 인대 치료를 진행한다. 수술은 내시경 봉합 수술, 미니절개 등의 최소침습술로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이 경미하고, 절개 부위 회복이나 감염 예방을 위한 치료 지연 문제 없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천재 수학자 파스칼은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사소한 일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갖는다면 괴로울 일도, 위로받을 일도 없지 않을까? 건강한 노후를 위한 첫걸음으로 사소하게 생각한 발목염좌에 대한 관심과 인식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