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인가구, 친구 만들어 함께 밥 먹고 '혼밥'해도 고기 반찬 챙기세요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1인가구 건강법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1990년 1인가구 비율은 9%였지만, 2018년 1인가구 비율은 29.2%로 크게 늘었다(통계청). 1인가구 구성원은 다인가구 구성원에 비해 건강 관리가 잘 안 된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는 "혼자 사는 사람은 대부분 건강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영양부족이나 우울증 등 여러 건강 문제에 노출돼 있다"며 "유형에 따라 취약점도 조금씩 다르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1인가구 유형과, 이에 따른 건강 취약점을 살펴봤다.

◇독거노인, 밥에 물 말아 먹고 건강검진 안 해


65세 이상 혼자 사는 사람은 식사를 부실하게 먹는 경우가 많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영양부족인 노인 환자를 살펴보면 '혼자인데 거하게 챙겨먹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국에 밥을 말아먹는 정도로 끼니를 해결하는 편"이라며 "영양부족은 빈혈이나 골다공증 같은 질환 위험을 키우고, 사망률도 높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노인 영양소 섭취 현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32.7%는 에너지 필요량의 75%만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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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병원을 잘 찾지 않는 것도 문제다.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실린 부산의료원 연구에 따르면, 70대 이상 1인가구 구성원은 다른 연령대 1인가구 구성원에 비해 건강검진·연간 병의원 미치료(병이 있는데도 병원을 찾지 않음) 항목에서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희 과장은 "65세 이상이면 여기저기 건강 이상 신호가 많은데, 혼자 살면 '병원에 가봐라'라는 말을 들을 기회가 적고, 스스로도 귀찮다고 생각해 병원을 멀리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생활습관을 벗어나려면 의식적으로 밖으로 나가야 한다. 경로당, 종교시설 등을 방문해 친구를 만들면 좋다. 반려자가 없다면 연애가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식사는 타인과 함께 먹으려고 노력한다. 혼자 먹을 때는 '내가 나를 대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탄수화물 외에 양질의 단백질(고기, 생선, 콩류)과 지방(견과류, 들기름 등)을 곁들인다. 강재헌 교수는 "식당이 외부인에게 개방되어 있는 공공건물이나 회사 등에서 식권을 사 먹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1~2년에 한 번은 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는다.

◇나홀로 중년, 우울감 심하고 음주 즐겨

40~60대인 1인가구 구성원은 가족과 떨어져 타지에 사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가족의 빈자리 때문에 우울감을 곧잘 느낀다.

박훈기 교수는 "40~60대는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할 때라 회사에 있을 때는 괜찮지만, 퇴근 후 밤이 되면 우울감을 크게 느껴 음주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년(40~50대) 1인가구 구성원은 과음(5~6잔 이상의 음주를 주 2~3회 이상 함)하는 비율이 39.9%로 높다는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연구도 있다. 음주가 잦으면 비만·고지혈증 위험도 커진다.

이때는 시간표 작성이 도움이 된다. 박훈기 교수는 "학생 때 방학 시간표를 만들었던 것처럼 하루치 계획을 적은 시간표를 만들어, 의식적으로 지키려고 하면 생활습관 통제가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술자리 대신 저녁 7시에는 식사하고, 8~10시는 수영하러 간다' 같은 식이다.


◇대학생·직장인, 흡연자 많고 배달음식 노출

20~30대 1인가구 구성원의 흡연율은 48.1%다. 전체 20·30대 흡연율 29.6· 37.3%보다 월등히 높다. 한규희 과장은 "젊은 1인가구 구성원은 우울감을 혼자 삭히며 무언가에 몰두하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특징이 있는데, 이 중 쉽게 접하는 것이 흡연"이라고 말했다. 흡연 대신 게임에 몰두하면 게임중독이 된다. 또한, 비만 위험도 크다. 전문가들은 배달음식을 원인으로 꼽는다. 강재헌 교수는 "치킨·피자 같은 배달음식은 대부분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흡연한다면 가급적 금연한다.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한다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만 게임을 한다. 배달음식은 '한 달에 1번'처럼 스스로 상한선을 정한다. 식물 키우기, 악기 연주 등 몰두할 수 있는 다른 취미를 찾고, 매일 햇볕을 쬔다.

한규희 과장은 "20~30대 우울증은 다른 나이대에 비해 햇빛에 반응이 큰 편"이라며 "매일 30분만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커튼을 모두 걷고 창가에 앉아 있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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