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집에서 마시는 '홈술'… 훨씬 더 위험한 이유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11/26 10:59
최근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일명 '홈(Home)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정부의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퇴근이 빨라지고,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즉석 안주 제품, 저도주, 과일 소주 등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에서 배우 한고은이 남편과 집에서 레몬 소주를 먹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이를 따라 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에 대해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집에서 마시는 술은 편안한 분위기를 마련해 자제가 어렵고, 잦아질 경우 음주가 습관화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한 홈술은 '혼술(혼자 먹는 술)'인 경우가 많은데, 전 원장은 “혼자 술을 마시면 역시 음주를 자제시킬 상대가 없어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럿이 술을 마시려면 술자리를 일부러 만들어야 하지만, 혼자 마시면 낮밤 구분 없이 마실 수 있어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는 것도 문제다.
실제 혼자 술을 마시면 다른 사람과 같이 마실 때보다 알코올의존증을 겪을 가능성이 2배로 컸다는 알래스카대학 연구 결과가 있다. 경북대 간호대 연구팀이 알코올의존증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친한 친구와 술을 마시는 것보다 혼자서 마실 때 알코올의존증으로 입원할 확률이 9.07배나 높았다.
또한 혼자 술을 마실 때 한 번에 많이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소량을 자주 마셔도 알코올의존증이 된다. 과음하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면, 이미 뇌가 조건반사를 통해 계속 술을 찾도록 만드는 알코올의존증이 시작된 것이다.
전 원장은 “홈술과 혼술을 즐기고 싶다면 스스로 술 마시는 횟수와 양을 정해놓고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