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한국인 '腸 트러블' 음식… 1위는 생양파·콩류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6/07 08:58
과민성장증후군과 음식
◇고지방, 밀가루, 우유 등이 주범
박경식 교수팀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장 운동 이상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식품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 101명, 간혹 장 기능 이상이 있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은 아닌 167명, 장 기능 이상이 거의 없는 건강한 사람 125명, 총 393명을 대상으로 한국 음식 119개를 보기로 주고, 섭취했을 때 이상 증상을 유발하는 식품을 선택하게 했다. 조사 결과,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음식에 대한 장 과민증이 있는 비율이 79.2%로 건강한 사람(44.8%)보다 훨씬 높았다. 장 기능 이상이 있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이 아닌 그룹은 장 과민증이 있는 비율이 74.3%였다.
고지방 식품은 설사를 잘 유발한다. 박경식 교수는 "지방 성분은 잘 소화·분해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장 운동을 빠르게 하는 호르몬을 많이 분비시켜 설사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글루텐 식품은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이 든 식품으로 밀가루가 대표적이다. 글루텐은 소화 효소가 잘 분해시키지 못해 장에 남으면서 발효되고 가스를 만든다. 우유 역시 증상을 잘 유발한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소화기내과 홍경섭 과장은 "국내 성인 중 유제품 속 유당(乳糖)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며 "유당 역시 장에 잘 남아 발효되며 가스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런 식품들은 건강한 사람의 장에서도 가스를 만들고 자극을 일으키지만 건강한 사람은 이를 잘 극복하는 반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민감하게 반응해 복통·설사·변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홍경섭 과장은 설명했다.
◇식품일기 써, 문제 음식 찾아야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어떤 음식이 증상을 유발하는지 점검하고, 해당 식품을 먼저 줄여보는 것이 좋다. 홍경섭 과장은 "증상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식품군을 모두 섭취하지 않으면 영양소 부족으로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이상 증상을 유발하는 식품만 줄이는 식으로 관리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식품일기를 써보는 것이 좋다. 매일 자신이 먹은 음식과 함께 복통·설사 등의 발생 여부를 기록하는 것이다. 박경식 교수는 "한두 달 정도 일기를 써보면 어떤 음식이 문제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맵 식품은 절반 이상의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포드맵이 적은 식품을 주로 먹는 게 좋다. 과일 중에는 바나나·오렌지·딸기, 채소 중에는 고구마·감자·토마토, 곡류 중에는 쌀, 붉은색 육류 등이 포드맵이 적은 식품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 민감도가 높아져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변비는 특히 과민성장증후군을 악화시키므로 이를 개선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