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심봉석 교수의 위풍당당 중장년 性] [4] 결정적 순간에 심한 두통… 그냥 놔둬도 괜찮을까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진료실에 들어온 A씨는 며칠 전 좀 격렬하게 부부관계를 가졌는데, 절정기에 도달할 무렵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아파서 결국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뇌졸중 전조 증상일까 걱정돼 진료를 받았더니 다행히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또 그럴까봐 다시 부부관계를 가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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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뱃살이 쪄서 부부관계 시 숨이 차 한 가지 체위를 유지하곤 한단다. 한 번은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성관계를 했는데, 두통이 발생해 중간에 멈추고 말았다. 금방 괜찮아지겠지 했더니 한 시간 이상 두통이 지속됐다고 한다.

부부관계 시 심한 두통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성교두통'이라 한다. 성적 흥분으로 인해 평소 쓰지 않던 뇌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혈관이 확장돼 두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성적 흥분이 고조될 무렵 주로 뒷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뒷목과 어깨까지 통증이 뻗친다. 대부분은 절정기에 두통이 발생하지만 한 가지 체위를 오래 유지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런 두통은 체위를 바꾸면 사라지기도 하는데, 보통은 2~3시간 지속된다. 성교두통은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고, 비만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잘 생긴다. 성교두통을 피하려면 체중과 혈압 관리가 필수다.

성교두통이 있다고 해서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뇌출혈과 감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겪었다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섹스 전에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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