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7개국, 14만명의 악력과 질병 위험에 대해 분석한 내용이 2015년 란셋에 실린 적이 있다. 악력이 약할수록 향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결과였다. 악력은 낙상으로 인한 골절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악력이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악력이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40세 이상, 19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악력을 결정하는 16개의 유전자를 찾았고, 이들 유전자가 낙상 및 골절 위험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주변에서 별로 운동도 하지 않고, 특별히 챙겨 먹는 것도 없는 듯한데 강건하게 지내는 노인들을 볼 수 있다. 선천적으로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악력을 보행이 불편한 노인 환자의 노쇠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