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응급실 환경 개선·감염 예방 위해… 보호자 1인만 출입을
신상도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입력 2017/07/26 04:30
[메디컬 포커스] 달라지는 응급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응급실 방문 환자는 연간 1030만명이며, 180만명이 병실로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이 응급실을 방문하는 셈이다. 일부 대학병원의 응급실 과밀화는 이미 심각하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응급실 과밀화 지수가 175%다. 응급실은 1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데, 17명이 찾는다는 뜻이다. 응급실에 많은 환자가 몰리는데다 다수의 보호자도 함께 상주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응급실 환경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응급실은 감염에 저항력이 없는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는 공간이다. 내 가족이나 동료 외에 많은 환자들이 생사의 기로에서 응급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응급실 방문 등 내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 자칫 다른 환자에게 의도하지 않게 큰 해가 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환자 당 1명의 보호자만 응급실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다고 이번 개정안이 국민 정서와 감정에 반하는 과도한 규제는 아니다. 본인의 신분을 제시하면 1명씩 교대로 환자 구역에서 환자 면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응급실 방문을 제한하는 것과는 반대로, 나홀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보호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를 넘어섰다. 인구는 이미 핵가족화를 달성하고, 인구 절벽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응급실에도 나홀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 비중이 20%를 넘고 있다. 감염 관리를 위한 쾌적한 응급실도 만들고, 나홀로 응급환자도 제대로 보살필 수 있는 '보호자 없는 응급실 제도'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