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비행기서 잇몸 욱신대는 불상사 막으려면?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7/18 09:58
휴가철을 맞아 멀리 떠나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사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비행기에서는 평소 가지고 있던 잇몸 질환 통증이 심해지는 '항공성 치통'이 생길 수 있다. 비행기 탑승 전 충치나 잇몸질환을 치료해야 공중에서 치통으로 고생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항공성 치통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원다인치과병원 허영준 병원장은 "비행기가 상승할 때 오는 기압변화 때문"이라며 "비행기가 상승하면 기내 기압이 갑작스럽게 낮아지면서 체내의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 이때 잇몸의 예민한 근육도 함께 팽창되면서 치통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충치로 인해 신경 가까이에 염증이 생긴 사람은 기내의 기압 변화에 더욱 민감하고, 잇몸이 바늘로 찔리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신경치료를 하는 도중 비행기를 타도 통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기 전 신경치료를 완전히 끝내는 게 좋다.
평소 별다른 이상이 없던 사랑니도 비행기 내에서 갑자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랑니는 보통 입속 가장 깊숙이 자리해 충치가 생겨도 방치되기 쉽다. 사랑니는 특히 옆으로 누워 나는 경우도 많은데, 평소에는 괜찮다가 비행기 내에서는 잇몸을 자극해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허영준 병원장은 “사랑니는 x-ray 촬영으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부분 마취를 한 뒤 뽑게 되는데 치료 후에도 일정 기간 통증이 계속될 수 있어 가능한 한 달 정도의 여유를 두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휴가 전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행기에서 잇몸이 부으면 잇몸 속에 쌓여있던 치석을 압박해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잇몸 염증을 유발하거나 혈관 내 혈전(피떡)이 생기기도 한다.
비행기를 타기 전 치과 치료를 받지 못했다면 기내에서 칫솔질보다는 깨끗한 물수건으로 부드럽게 이를 닦거나 구강청결제 등으로 입 안을 헹구어 내는 것이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또 치아에 음식물이 끼었다면 이쑤시개를 사용하기보다는 치실을 사용해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쑤시개를 잘못 사용할 경우 잇몸을 찌르거나 잇몸 사이에 이쑤시개 조각을 남겨 놓아 오히려 잇몸을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 비행기에서 칫솔질도 하지 않는 게 안전하다. 높은 고도의 낮은 기압에 의해 잇속과 잇몸 혈관이 확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잇몸을 압박하는 칫솔질을 하면 잇몸이 손상되기 쉽다.
허영준 병원장은 “항공성 치통은 비행기 안에서는 심하게 나타나다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면 곧 괜찮아 지는 경우가 많아 잊어버리고 방치하기 쉽다”며“ 항공성 치통을 겪었다는 것은 이미 치아와 잇몸 내부에 치과적 질환이나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므로 여행 후 즉시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