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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등학교 절반에서 '결핵' 발생… 감염 예방하려면?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장서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질병관리본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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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잠복 결핵' 단계에서 발견해야 한다/사진=조선일보 DB

최근 3년(2013~2015년)간 국내 고등학교의 48%(1093개 학교)에서 결핵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14세에서는 102명이던 환자 수가 15~19세에서는 750명으로 7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여러 명이 모여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한 명의 결핵 환자만으로도 균(菌)의 전파가 빨라 결핵이 집단으로 발생하기 쉬운 탓으로 추정된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증으로,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약 3000명이 결핵으로 인해 사망한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균, 면역력 떨어질 때 활동 시작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폐·대장·림프 등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 이미 결핵에 감염된 환자의 기침이나 날숨으로 나오는 균이 공기에 떠다니다가 주변 사람의 몸으로 옮겨가는 식이다. 이렇게 우리 몸에 균이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균을 둘러싸고 공격한다. 하지만 결핵균은 이 공격을 견디는 힘을 갖고 있어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결핵균이 증식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면역세포에 의해 제거되지도, 감염 증상을 유발하지도 않고 그 상태 그대로 몸 안에 숨어 있는다. 이를 '잠복 결핵'이라 한다.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잠복해 있던 결핵균이 활동하면서 증상을 유발한다.

◇초기 증상 감기와 비슷… 노인·학생 주의
전체 결핵의 80%는 폐결핵이다. 균이 폐에서 활동하는 것인데, 기침·가래·미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온몸에 식은땀이 나거나, 갑자기 몸무게가 줄기도 한다. 척추 결핵 환자는 염증으로 인한 허리 통증이, 대장 결핵 환자는 설사·복통 등이 동반된다. 환자 대부분은 초기 증상을 보고 감기라고 여겨 결핵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결핵 환자 1명이 확진을 받기 전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 평균 20명에게 결핵균을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 결핵 상태일 때는 전염성이 없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서 다른 사람에게 균이 옮는 것이다. 이에 따라, 면역력이 약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여러 사람이 집단으로 모인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결핵에 걸리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력 기르고 미리 검사 필수… 환자는 약 꾸준히 먹어야
결핵이 의심돼 병원을 찾으면 상처의 고름이나, 상처 주변 조직 검사 등으로 균을 발견해서 확진한다. 엑스레이 검사로 질환을 확인하기도 한다. 결핵은 대부분 항결핵제를 6개월 정도 먹으면 완치된다. 하지만, 항결핵제에 내성을 가진 균이 감염된 '다제내성(多制耐性)결핵' 환자는 약을 2년간 먹어야 한다. 이 중 20~30%는 완치가 안 돼 수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크다. 다제내성결핵은 처음부터 강력한 내성을 가진 균에 감염됐거나, 증상 초기에 약을 꾸준히 먹지 않아 생긴다. 보통 결핵 환자에게는 4가지 이상의 약이 처방되는데, 종류가 많다 보니 규칙적인 복용이 어려워 증상이 조금만 나아져도 약을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생긴다.

◇4월부터 고1, 국가차원 무료 검진받을 수 있어
결핵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영양섭취와 운동 등으로 면역력을 기르고, 몸이 아프지 않더라도 잠복 결핵은 아닌지 검사받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교육부·보건복지부와 함께 오는 4월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잠복 결핵 검진을 시행한다. 국내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중 희망자를 받아서 대한결핵협회가 학교를 방문한 후 채혈하고 잠복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와 결핵이 확진된 학생은 동의하는 경우 지역 보건소에서 감염자 등록하고 무료로 치료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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