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story] 영상 검진
방사선 노출 많으면 癌 위험 커져… 나이 어릴수록 더 신중해야
검사 시 선량 줄이려는 노력 필요… MRI 땐 조영제 부작용 주의해야

방사선은 술, 담배와 함께 1급 발암물질이다(세계보건기구 규정). 그래서 영상 검진 기법 중에서도 방사선을 이용하는 CT (컴퓨터단층촬영)나 PET-CT 검사를 받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성동욱 교수는 "CT 등은 병을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건 맞지만, 그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써야 한다"며 "검사하기로 결정했다면 선량을 최소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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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는 병을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건 맞지만, 그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써야 한다. 무분별한 검사로 인한 방사선 노출, 조영제 부작용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하지만 CT 촬영 건수는 2010년 525만건에서 2015년에는 770만건으로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CT 장비 수도 늘었다. 2011년 2147대에서 2016년 2300대로 많아졌다. 국민 10만명당 4.5대가 있는 셈인데, 이는 OECD 국가 평균(2.5대)보다 많다(질병관리본부 자료). 개인 건강검진 시 불필요한 CT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의료원에서 2015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복부 CT·폐 CT·PET CT 같은 선택 검진을 통해 최대로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평균 14.82m㏜(밀리시버트)다. 우리나라 국민이 1년 동안 생활 속에서 피폭되는 방사선량(3.6m㏜)의 네 배다.

CT 검사는 주로 질병을 조기 발견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되는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무분별한 CT 검사로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면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나이가 어릴수록 그 위험은 더 커진다"며 "15세 미만일 때는 같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돼도 암 발생 위험이 성인에 비해 3~5배로 높고, 태아 역시 방사선에 민감하게 반응해 기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폐암 증상이 있는 55세 이상 흡연자가 저선량 흉부 CT를 찍어야 하는 것처럼,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CT 검사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60세 이상인 경우, 같은 양의 방사선을 받아도 60세 미만인 성인보다 암 발생 위험이 4분의 1로 낮다.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MRI(자기공명영상)도 주의해야 한다. MRI 검사를 시행할 때 병변이 더욱 잘 보이게 하기 위해 몸속에 조영제를 투여한다. 검진을 많이 하면서 조영제 사용이 늘고 있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적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된 조영제 부작용 건수는 2009년 1688건에서 2014년 1만4572건으로 5년 새 8배 가까이 늘었다.


강건욱 교수는 "영상 진단의 효용성은 연령이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다르다"며 "언제 어떤 검사가 필요한 지를 알면 검진으로 인한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