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제대혈 추출 줄기세포 이식했더니… 1년 뒤 무릎 연골로 성장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12/13 07:00
[트렌드] 줄기세포 무릎 치료
송준섭 원장, 45명 연구 결과
말기 퇴행성 관절염에 효과… 면역반응 없어 누구나 시술 가능
◇40~50대 퇴행성 관절염 환자 급증
서울제이에스병원 송준섭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에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40~50대가 늘었다"며 "적절한 근력과 체력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강도의 운동을 하다보니 많이 사용하는 무릎 관절이 쉽게 손상된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질환을 방치한 채 무리한 활동을 하면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져 손상된 연골 조직을 잘라내고 해당 부위를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든 인공 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송준섭 대표원장은 "이전까지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인공관절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인공관절의 평균 수명이 15년 정도까지 늘었어도 중장년기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결국 새로운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재수술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 과정에서 인공관절 위치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인공관절 수명이 짧아지고, 수술 후 심한 통증을 겪게될 수 있다.
◇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치료
최근에는 이러한 인공관절 수술의 한계를 보완한 '제대혈(탯줄 혈액) 줄기세포 이식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수술은 손상된 무릎 연골 부위를 잘라낸 뒤 제대혈에서 뽑은 줄기세포를 해당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식된 줄기세포는 무릎 관절에 착상된 후 1년 정도 지나면 새로운 연골 조직으로 자라게 된다.
송준섭 대표원장은 "보통 수술 후 13개월이 지나면 연골 성숙도가 100%에 달하기 때문에 이때 완치 판정을 내리게 된다"며 "수술 후 8주간 목발을 사용한 뒤, 4개월 정도 지나면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2014년 휜다리 교정술과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 전원에게서 줄기세포가 완벽하게 연골로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2017년 2월 세계정형외과 학회지 게재 예정).
환자의 염증 상태와 통증 정도도 개선됐다. 2015년 7월 수술을 받은 70대 여성의 경우 1년 후 '주관적 무릎 기능 평가(점수가 높을수록 무릎의 활동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 점수가 25.2점에서 56.3점으로 개선됐다. 또한 '관절염 지표 평가(점수가 낮을수록 관절염이 개선된 것을 의미)' 점수도 68점에서 14점으로 낮아졌으며, '시각적 통증척도 평가(점수가 낮을수록 통증이 적다는 의미)' 점수도 70점에서 10점으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송준섭 대표원장은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수술은 기존의 줄기세포 치료법처럼 배나 허벅지 등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 없고, 제대혈을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반응이 생기지 않아 누구에게나 가능하다"며 "인공관절 수술에 두려움을 느끼거나 노년에도 여가 활동이나 스포츠를 즐기고 싶은 사람, 젊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적합한 수술"이라고 말했다.
◇무릎 관절에 무리 주는 습관 피해야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무리해서는 안된다. 줄기세포로 아무리 튼튼한 연골을 새로 얻었다고 해도 무릎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관절이 다시 손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생긴 연골을 보호하고 무릎의 다른 구조물을 안전하게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에도 무릎 관절에 악영향을 미치는 계단을 이용한 운동이나 쪼그려 앉기 등은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평소에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무릎 주위 근육을 강하게 단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송준섭 대표원장은 "무릎 관절 강화를 위해 운동을 하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에 알맞은 운동과 운동 강도를 선택해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