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포커스] 당뇨병

당뇨병성 신장 질환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천천히 진행된다. 하지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먼저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복합적으로 신장의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신장의 여과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장의 여과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인 알부민은 소변으로 배설되고 노폐물이 체내에 축적된다. 지속되면 만성화되거나 신장 이식이 필요한 신부전까지 이어질 수 있고, 당뇨병의 치료 방법도 제한될 수 있다.
실제 신장 투석의 제1 원인 질환은 당뇨병이며 새롭게 진단받은 신부전 환자의 절반가량이 당뇨병 환자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약 39%도 2형 당뇨병을 동반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신장 합병증 예방을 위해 혈당과 혈압 조절, 이상지질혈증 관리 등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당뇨병 환자를 괴롭히는 저혈당이나 심혈관 질환도 증가한다. 궁극적으로 환자의 기대수명도 감소시킨다. 신장 합병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만 앓는 환자보다 사망률이 약 3배 높다.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 되는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도 최대 3배까지 높인다. 안 좋은 신장 기능이 심혈관 합병증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최근 한 당뇨병 치료제가 혈당 강하 효과뿐 아니라 신장 합병증 진행을 지연시킨다는 고무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로써 혈당 조절과 함께 신장 합병증까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치료가 가능해 진 것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 합병증은 10~15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초기부터 적절한 관리와 치료법 선택이 중요하다. 이처럼 혈당을 낮추고 신장 합병증의 발병 및 악화 위험을 38%까지 개선시킨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국내에도 출시됐다. 이들 약제가 당뇨병 환자들을 괴롭혀 온 투석이나 신부전과 같은 신장 합병증 위험 극복에 실마리가 될 수 있을 지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