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뇨가 진행될수록  혈당 조절이 어려워 합병증을 동반하게 된다. 특히 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을 함께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외래환자 15만 여명 중 60.5%의 환자가 세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동반질환을 지닌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뿐만 아니라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및 각종 대사성 동반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까지 복용해야 하는 ‘다제복용’의 어려움을 피해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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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하루 6개가량의 약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약이 많다고 임의로 중단하거나 골라 먹는 것은 금물. 약물 상호작용에 따른 이상반응이 덜한 약을 선택하는 것도 추천한다

약물 수 많다고 임의 복용 중단하면 질환 악화 초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50% 가량이 주요 합병증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이 저리고 통증이 동반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가장 많았으며 ▲망막병증과 같은 눈 합병증 ▲말초순환장애 합병증 ▲궤양 및 괴저 등과 같은 다발성 합병증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환자들은 대부분 복합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병원을 방문한 당뇨병 환자의 23.4%가 6가지 이상의 약을 처방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한영양사협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307명 중 49.2% (151명)은 건강기능식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94.7%는 건강기능식품 이용 시 약물요법 등 기존 치료를 그대로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부 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하루 6가지 약과 1가지 이상의 건강기능 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다양한 약물을 처방 받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약을 먹는 방법이 복잡해져 복약순응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료패널에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의 경우 27.3%가 복약순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처방의약품이 6개 이상인 환자가 복약 순응군에서는 21.8%에 불과했던 반면, 복약 불순응군에서는 37.8%로 나타나 복용약물 수가 늘어날수록 복약 순응도가 떨어짐을 나타냈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안유헌 교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중 다제복용을 꺼려 통증을 참고 견디는 경우가 있는데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우울증, 불면증과 같은 예기치 않은 2차적 증상들이 발생될 수 있고 혈당을 높여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약물 수가 많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기 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안전한 치료제를 처방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약물 상호작용에 따른 이상반응 덜한 약물 효과적

여러 약제를 한번에 복용하게 되면 약물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원치 않는 이상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약물과 약물뿐 아니라 약물과 음식의 상호작용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2개 이하의 약물을 복용할 경우 약물상호작용 발생 가능성이 18%이지만, 4개 이상의 경우 50%, 8개 이상의 경우 90%로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 중 동반질환을 여러 개 수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과거 병력을 모두 공개하고 가급적 약물상호작용이 적은 약제를 고려해 올바른 복용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 당뇨 합병증으로 꼽히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의 치료제 중에서는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 리리카(프레가발린)가 기타 약물에 비해 약물 상호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당뇨병 치료에는 혈당 관리가 관건이기 때문에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약품 복용은 특히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반 종합감기약에 코막힘을 완화시켜주는 성분인 ‘슈도에페드린’은 혈당을 올릴 수 있으며 이외에 경구용 피임제, 이뇨제,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제제), 항전간제 역시 혈당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혈당을 낮추어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는 약품 역시 당뇨병 약과 병용할 경우 약물상호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고용량의 아스피린을 병용할 시에는 아스피린의 유효성분인 실리실산에 혈당치를 낮추는 효능이 있어 당뇨병약과의 상승 작용을 일으켜 혈당을 위험 선까지 낮추기도 하는 등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이외 알코올, 가티플록사신(gatifloxacin)과 같은 항생제와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ACE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 (ARB)와 같은 혈압약 등도 복용에 주의해야 하는 약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