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뇌전증, 한 번만 약 걸러도 발작 일어날 수 있어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 이기상 헬스조선 인턴기자

지난달 31일 해운대에서 한 차량이 고속으로 질주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는 지난해 9월 뇌전증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뇌전증은 부분 또는 전신발작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발작을 억누르는 약물을 투여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약물을 거르면 다시 발작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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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발작은 완치나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가 중단되면 발작이 다시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사진=조선일보 DB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3.5명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년기에 들어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뇌졸중이나 뇌의 입은 손상이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그 밖에도 유전되거나 미숙아 등에서도 발생해 어릴 때부터 발작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뇌염이나 머리에 받은 외상이 유발하기도 한다. 알코올 섭취도 뇌전증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알코올금단발작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퇴행성 뇌병변 등이 뇌전증을 유발한다.

뇌전증의 주요 증상은 발작이다. 발작은 전신 또는 부분적으로 발생하는데, 전신발작에는 소발작이나 대발작 등이 있다. 소발작은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며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멍하게 앞이나 위를 바라보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수십 초 후 회복된다. 대발작은 가장 흔한 발작 형태로 갑자기 정신을 잃고, 호흡곤란이 발생하며 피부나 입술이 푸른색으로 변하는 청색증을 동반한다. 입에서 침이나 거품이 나오기도 한다. 보통 발작 후 깊은 수면이 뒤따르며 일정 시기 동안의 기억을 잃기도 한다. 부분발작은 전신 발작과 달리 의식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며, 한쪽 손이나 팔을 까딱까딱하거나 입꼬리가 당기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뇌전증은 증상을 억누르는 약물치료와 함께 뇌의 손상을 일으킨 원인을 제거하면 증상 완화 및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많은 뇌전증 환자가 완치되기도 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 중 복용을 중단하면 일상생활 중 갑자기 발작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자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안 되고, 단 한 번 약을 건너뛰었더라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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