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포커스] 심장 질환

이미지
노태호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심장 질환으로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는 환자라면 주치의가 학회에 참석하느라 예약 날짜를 변경하는 등의 경험을 한 번쯤 했을 것이다. 이렇게 학회 시즌에 유명한 의사들이 병원을 비우면, 병원에 남은 환자들은 어떤 경과를 밟게 될까? 미국의 한 연구팀이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학회 시즌 입원 환자들의 경과를 조사한 적이 있다. 연구팀은 유명한 심장 전문의가 자리를 비워 진료의 질이 떨어져, 예후가 안 좋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학회 기간 입원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기간의 입원 환자보다 사망률이 낮았다. 두 가지를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연구에만 치중하는 고참 전문의보다 젊은 의사가 임상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과, 경력이 많은 의사는 시술을 많이 해서 이로 인한 문제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둘 다 가능한 얘기지만, 두 번째 이유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사든 환자든 심장 질환을 치료하려면 시술·수술 등 특별한 행위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의사는 수익이 발생하는 치료를 해야 월급 받기에 떳떳하다고 생각하고, 일부 환자는 기껏 유명한 의사를 찾았는데 특별한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돈 값을 못 한다'고 여긴다. 이런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은 더욱 똑똑해져야 한다. 의사가 권했든, 자신이 원했든 시술·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그 치료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주치의에게 던져보자.

첫째, "이 방법으로 내 병을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나?"이다. 치료 효과에 대해 의사들은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예를들어 부정맥(발작성심실상성빈맥)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의 치료 효과는 95% 이상이며, 심장 수축력이 떨어진 환자에서 삽입형 제세동기는 사망 위험을 31% 감소시킨다는 게 입증됐다.

둘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이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치료는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지만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치료의 필요성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저울질해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

셋째, "이 검사를 받으면 치료법이 달라지나?"이다. 검사에도 부작용이 따른다. 조영제는 신장 기능 이상을, 조직검사는 출혈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검사에 위험성이 수반됐다면 치료 방침 결정에 필수적인 검사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