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금연지원센터 실험 결과 WHO도 앞뒷면 상단 배치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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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제공

담뱃갑 경고 그림은 담뱃갑의 어디에 넣어야 할까? 최근 경고 그림 위치를 두고 정부 기관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12월 23일부터 우리나라도 담뱃갑에 경고 그림이 들어간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경고 그림 시안〈사진〉은 담뱃갑 상단에 경고 그림을 넣는 형태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열린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심사에서 규제개혁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안을 철회할 것을 권고했다. 경고 그림의 위치에 따른 금연효과 차이를 밝혀낼 자료가 부족하니 담배 회사가 경고 그림의 위치를 정하게 하자는 것이 골자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교수는 "위치에 따라 차이가 없다면 상단에 넣자는 복지부 안을 수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복지부 안이 철회되면 담배 회사는 비교적 주목을 덜 받는 담뱃갑 하단에 경고 문구나 그림을 넣을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위원회의 주장과 달리 경고 그림의 위치에 따라 사람들의 주목도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국가금연지원센터가 흡연자와 비흡연자 61명을 대상으로 경고 그림의 위치를 바꿔가며 시선이 얼만큼 머무르는지 비교한 실험에서 담뱃갑의 상단에 경고 그림이 있으면 시선 점유율이 61.4~65.5%였지만, 하단에 있으면 46.7~55.5%로 낮아졌다.

우리나라가 채택한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 기본협약 가이드라인도 담뱃갑 앞뒷면 상단에 경고 메시지를 배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만큼 금연 유도효과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넣은 81개국 중 51개국이 담뱃갑의 상단에 그림을 넣고 있으며 나라별로 자율로 맡겼던 유럽연합은 2014년 법을 개정해 이달부터 담뱃갑 상단으로 경고 그림 위치를 못박았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지난 3일 규제개혁위원회가 담뱃갑 경고 그림의 도입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양윤준 이사장(일산백병원 교수)은 "국내에서 매년 6만명 이상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는 현실에서 담배 회사의 논리를 두둔하는 듯한 규제개혁위원회의 결정은 재심의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