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바이오 미래포럼] 산·학·연 전문가 3인 주제 발표
"에너지·전자·농식품 등 모든 산업에 바이오 접목
부처별·산업별 협업 필요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말아야
바이오 산업의 사회 파급력 정보통신기술 훨씬 능가할 것"
◇"바이오 기술, 질병·환경·식량 문제 해결 열쇠"
1980년대 유전공학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한 국내 바이오 기술은 지난 30여 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정부는 고령화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바이오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 '바이오 경제'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한다. 단순히 생명공학 분야뿐 아니라 바이오 화학, 바이오 에너지, 바이오 전자, 바이오 농식품, 바이오 의약, 융합 바이오 등 모든 산업에 '바이오'가 접목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서울대 박상대 명예교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 부의장)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2013년 330조원 규모에서 2020년 2배 규모인 635조원으로 커질 것"이라며 "비용이 싸지면서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보다 훨씬 강력하고 광범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0년 30억달러였던 유전체 분석 비용은 이미 1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00만원 정도면 유전적으로 취약한 질병, 암 가능성 등을 미리 알아내 대비할 수 있는 '맞춤 의학' 시대가 온 것이다.
바이오 기술은 단순히 미래 경제성장을 위한 수단으로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OECD 리차드 존슨 경제산업자문기구 의장은 "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경제 생태계 구축은 전(全) 산업군에 걸쳐 화두가 되고 있다"며 "의생명 분야는 물론 식량부족, 환경오염, 에너지 고갈 등 인류가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앞으로 10년 내에 1조~2조달러(1150조~2300조원)의 저탄소 시장이 바이오 기술을 통해 창출될 것이라는 예측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일부 무주공산 분야, 우리나라도 '주인' 가능
우리나라의 바이오 기술 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를 선도할 능력이 있다. 박 교수는 "바이오 복제 신약,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 기술, 바이오 의료기기 및 진단기술은 경제적 파급 효과, 시장 잠재력, 국제 경쟁력 등을 따졌을 때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바이오 시밀러(생물학적제제의 복제약)를 개발했으며 바이오 시밀러 생산 규모는 세계 3위권이다. 또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줄기세포 치료제 4개 중 3개가 우리나라에서 개발됐다. 바이오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ICT와의 접목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ICT강국이다. 종양, 심혈관, 신경질환 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이미 10여 종의 후보 치료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일관된 정책 추진 위한 컨트롤 타워 필요
바이오 기술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워낙 적용 범위가 넓기 때문에 어느 한 부처 단독으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박상대 교수는 "정부부처별 협업뿐만 아니라 각 산업 분야별로도 협업이 필요하고 단기간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바이오 기술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문부과학성, 후생노동성, 경제산업성에 분리돼있던 바이오 기술 관련 조직을 통합해 컨트롤 타워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만들었다.
우리 정부는 바이오 기술을 IT에 이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바이오의약품, 의료기기, 헬스서비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20년까지 기술혁신 바이오기업 50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출 품목 10개, 글로벌 시장점유율 3%를 달성해 세계 7위 바이오 강국이 되는 게 목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장규태 원장은 "우리나라도 기초연구부터 실제 상용화까지 모든 단계에서의 전략을 수립하고 완성 기술을 시장에 완전히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의 바이오 기술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모든 정책을 종합적이며 장기적으로 추진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