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24개월 미만 영유아, '어린이 감기약' 먹이지 마세요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9/30 08:55
식약처, 감기약 주의사항 바꿔
영유아 연구 부족, 부작용 위험… 미국 FDA, 만 4세까지 자제 권고
열나면 반드시 병원 진단 받아야
영유아에게 감기약을 투여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감기약의 안전성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문성 교수는 "몸속 장기가 미성숙한 영유아에게 약 부작용을 살피는 임상시험을 하기는 어렵다"며 "감기약이 영유아에게 어떤 위험이 있는지 검증된 바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성인도 감기약을 먹고 어지러움·간독성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영유아의 경우 더 심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감기약은 성인보다 복용량이 적어 안전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영유아는 간에서 약물을 해독하는 효소가 덜 나오고 약 성분을 배설시키는 콩팥 기능도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복용량 차이만으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대한소아과학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는 어린이 감기약의 투약 금지 연령 기준을 만 6세 미만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소아과학회 김영환 보험이사는 "만 6세 미만 영유아와 어린이는 몸이 약해 감기약 부작용이 더 심하게 나타나기 쉽고, 부작용 증상을 아이가 스스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만 2세 미만 영유아는 감기가 걸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박문성 교수는 "감기는 치료약이 없다"며 "기침·콧물이 심해 잠을 못 자거나 우유를 못 먹어 건강에 위협이 되면, 의사 판단 하에 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처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열이 난다면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 세균 감염에 의한 것인지 정확한 진단을 위해 무조건 병원을 한 번은 찾아야 한다. 김영환 보험이사는 "열이 나도 함부로 약을 쓰지 않고 먼저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하거나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열이 38.5도 이상 올라가고 아이가 계속 우는 등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해열제를 먹인다. 해열제는 어린이 타이레놀(4개월 이상)이나 부루펜(6개월 이상)을 쓰는 게 가장 안전하다.
☞어린이 감기약
해열·진통·소염제(아세트아미노펜 등), 콧물·코막힘약(말레인산클로르페니라민 등), 기침·가래약(엘카르보시스테인 등)을 섞어 단맛이 나는 성분을 넣고 액체· 과립 형태로 만든 약이다. 보통 만 2~15세가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