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한희준 기자의 뷰티 테라피]'젤네일' 집에서 하는 짠순이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8/21 09:39
봉숭아 물 들이던 때부터였다. 중고등학생 시절엔 혼나는 게 무서워 잠시 손을 뗐지만, 대학생이 되자마자 1500~2000원짜리 매니큐어를 색깔별로 갖췄다. 무지개처럼 칠하고, 반짝이 매니큐어로 그라데이션을 만들고, 규칙적인 땡땡이를 찍고, 곰돌이 그림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손재주가 꽤 좋았다. 손톱이 약해져서 겹겹이 찢어지거나 부러지기도 했지만, 사소한 취미로 여기고 계속 칠했다.
2~3년 전쯤부터는 '젤네일'이란 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네일아트의 한 종류로, 젤 타입의 말랑말랑한 매니큐어를 두껍게 칠한 뒤 LED 램프를 이용해 딱딱하게 굳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광택이 한 달 정도 유지되고(일반 매니큐어는 1주일 정도), 흠집이 덜 가는 편이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그런데 이 젤네일이, 네일숍에서는 여간 비싼 게 아니다. 유행하기 시작한 지 몇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5~6만 원은 거뜬히 받는다 한다.
손톱 열 개에 5만 원씩이나 들이는 게 아까웠다. 젤네일보다 조금 잘 벗겨지고 조금 자주 덧발라야 했지만, 집에 있는 매니큐어로 허전한 손을 달래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에, 아리따움에서 'VVIP 회원 가입 시 젤네일 키트를 증정'한다는 걸 알게 됐다. VVIP 회원이 되려면 5만 원을 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네일숍에서 젤네일 한 번 받는 가격을 생각하니 손해 볼 장사는 아니었다.
젤네일 키트는 LED 램프, 젤클렌저, 젤리무버, 베이스젤, 탑젤로 구성돼 있다. 사용법은 복잡하다. 젤클렌저로 손톱을 한 번 닦은 다음, 베이스젤을 발라 램프로 굳힌다. 그다음 다시 젤클렌저로 끈적거리는 젤 찌꺼기를 닦고, 컬러젤(따로 구매해야 한다)을 바른 뒤 굳힌다. 또 젤클렌저로 닦고 탑젤을 바른 뒤 굳히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젤클렌저로 닦아야 한다. 네일숍에서 젤네일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지라, 이 거창한 과정이 처음엔 다소 충격적이었다.
손톱, 발톱을 도화지 삼아 끊임없이 칠하다 보니 손에 익었다. 이제는 주변 사람에게도 자신 있게 해줄 정도다. '왜 진작 젤네일을 안 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래 유지돼 편하다. 소문대로 광택도 많이 나서 손톱이 더 예뻐 보인다. 그야말로 신세계다. 만약 지난해에 5만 원을 아까워했다면, 복잡한 과정에 질려 포기했다면 이 신세계는 열리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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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준 기자의 ‘뷰티 테라피’
-더 높은 삶의 질을 위해서는 '뷰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피부, 균형 잡힌 몸매,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는지 항상 궁금해한다.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올바른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