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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전반이 흰색으로 변하고, 그 위에 분홍색 띠가 생기는 테리의 손톱이 발견됐다면 간이나 심장 등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사진=clevelandclinic​ 캡처
손톱은 손가락 끝에 붙어 있는 단단한 케라틴 판이다. 손가락 끝의 연약한 신경과 조직을 보호하는 기능을 넘어, 영양 상태나 만성 질환 발생 여부를 암시하는 지표로 작용하기도 한다. 손톱 전반이 흰색으로 변하고 그 위에 분홍색 띠가 생겼다면 당장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간이나 심장 등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손톱 대부분이 흰색으로 보이고 손톱 끝부분에 붉은 띠가 나타나는 현상을 의학계에서는 '테리의 손톱(Terry's nails)'이라 부른다. 테리의 손톱은 영국의 의사 리차드 테리 박사에 의해 처음 보고된 현상으로 간경변증, 당뇨병 등의 발생 여부를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된다.

테리 박사가 간경변증(주로 알코올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 82명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에게서 손가락 가장자리에 0.5~3mm 너비의 분홍색 띠가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러한 증상은 양손에 대칭으로 나타났으며 엄지와 검지에 더 뚜렷한 경향이 있다. 이후 테리의 손톱이 간경변증뿐 아니라, 울혈성 심부전, 당뇨병, 만성 신부전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의학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테리의 손톱이 나타난 손가락 수가 많을수록 간경변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


2021년 미국위장병학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미국브리검여성병원이 간장내과와 위장병내과 환자 1000명을 조사했더니, 117명에서 테리의 손톱이 나타났고 특히 간경변증 환자의 25%에서 이 증상이 발견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편, 테리의 손톱과 가장 관련 깊은 간경변증은 간암 위험을 높이는 위험한 병이다. 간암 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을 앓는 경우 간암 발생률이 1000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간경변증 환자에서 파괴되고 경화된 간세포는 다양한 요인에 의한 면역반응과 발암 기전으로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테리의 손톱이 발견된다면 한 번쯤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