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장 세정제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 환자, 대부분 "만족"
허다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5/04/14 14:39
장(腸) 세정제를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이 있다. 보통 대장내시경을 받기 전 사람들은 병원에서 미리 장 세정제를 처방받아 먹은 뒤 검사를 받는다. 장 세정제는 약 4L 정도로, 복용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세정제를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은 내시경으로 소장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장 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줄인 대장내시경 방법이다.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 세정제를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 과정을 개발·시행하고 있는 비에비스 나무병원이 지난해 해당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은 환자 1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39점으로 매우 높았다. 앞으로 같은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9.31점, 이 방법을 주변에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9.34점으로 나타났다. 만족도는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았다고 응답한 경우 더 높았다.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을 경험해 본 그룹에서는 장 세정제를 먹지 않는 당일 대장내시경에 대한 만족도가 9.49점으로, 대장내시경 경험이 없는 그룹에서는 9.23점으로 나타났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장내시경을 받았던 대부분의 환자가 장 세정제를 복용한 후 불편함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일반 대장내시경을 받을 때 무엇이 불편했나’(복수응답 가능)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1위 ‘장 세정제의 양이 많아 복용이 힘들다’(66%), 2위 ‘장 세정제의 맛이 불쾌하다’(54.7%), 3위 ‘장 세정제 복용 후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불편하다’(15.1%), 4위 기타(5.7%) 순으로 나타났다.
장 세정제를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은 준비 시간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장 세정제를 복용한 후에는 최소 5시간이 지나야 장 세척이 가능하다. 때문에 대부분 밤새 화장실을 오가며 장을 비운 후, 다음 날 아침에 검사를 받는다. 반면, 소장에 직접 장 세정제를 투입하면 세정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아침에 온 환자라면 보통 오전 중 장 세정 및 대장내시경 검사가 끝난다.
소장에 주입하는 약물이 몸에 무리가 가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일반 대장내시경과 같이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장 세정제만 사용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홍성수 병원장은 “장 세정제를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법은 4L 정도의 장 세정제를 마시는 것이 힘든 환자나 장 세정제를 먹고 구토를 일으켜 대장내시경 받기를 포기한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물만 2L가량 마시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