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진단을 받는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했던 엄지발가락 변형 증상인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은 남성 환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으로 휘어 발가락과 무릎에 심한 고통을 주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신발이다. 그중에서도 굽이 높고 앞이 뾰족한 하이힐은 병을 유발하는 주범이어서 무지외반증을 '하이힐 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이힐처럼 꽉 조이는 신발은 발을 압박해 신경이 눌러 발가락을 붓게 하고, 높은 굽으로 하중을 앞으로 쏠리게 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보행에 이상이 생겨 발목·무릎·허리 질환으로 이어지며, 발톱이 살을 파고들기도 한다.

남성들이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는 일이 증가한 것 역시 볼이 좁은 구두의 착용 때문이다. 패션을 위해 볼이 좁고 코가 뾰족한 구두나 키높이 구두 등을 착용하면서 무지외반증에 노출된 것이다. 실제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는 남성 환자는 대부분 패션에 관심이 많은 20~30대다.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무지외반증을 의심해야 할까?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가 아파서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지 않고 걷게 된다. 따라서 자연히 검지·중지·약지 발가락 쪽으로 몸무게가 쏠리고,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발바닥 바깥쪽 신경이 뭉쳐 통증이 생긴다. 이렇게 몸의 중심축이 바깥으로 쏠리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면 관절염, 허리디스크 같은 문제도 생긴다. 통증을 유발하는 구두가 아닌 굽 낮은 신발을 신고 걸어도 발이 아프거나, 엄지발톱이 두 번째 발가락의 살을 파고들 정도로 엄지발가락 뼈가 심하게 휘었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을 완치하는 방법은 수술뿐이다. 볼 넓은 신발이나 보조기를 사용하면 통증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보조기만으로 완치는 어렵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과거에는 튀어나온 엄지 뼈를 잘라내 치료 과정에서 고통을 수반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변형된 뼈를 본래의 위치에 돌려놓는 '절골술'등으로 통증과 재발률이 줄었다. 수술시간과 회복시간도 짧아졌으므로 무지외반증 증상이 있다면 심해지기 전에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