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빅5 암센터 철저비교_05.]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빠른 수술로 완치율 높이는 '암과의 속도전'

김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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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접수부터 검사, 진단은 물론 수술까지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협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헬스조선DB)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빠른 수술로 완치율 높이는 '암과의 속도전'



-위치 : 서울성모병원 3층(외래), 16~20층(입원 병동)
-진료부서 : 12개 임상진료센터·3개 특성화센터
-병상수 : 510개
-신환예약 : 1588-1511

빨리 수술받고 일찍 퇴원시키는 것이 목표
CT·MRI 등 접수 당일 검사받을 수 있어
국내 최소침습 암수술 선두주자
혈액암 아시아 임상시험 주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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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세계 의료기관 중 조혈모세포이식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헬스조선DB)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암환자가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받고, 일찍 퇴원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서 초진 환자의 검사는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고, 수술은 빠른 회복이 가능한 최소침습적 방법으로 시행한다.

암환자 재진 예약도
별도로 빨리 잡아줘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첫 진단 뒤 수술까지 걸리는 기간을 가장 빠른 경우 5일로 단축하기 위한 시스템을 운영한다. 암병원 외래는 서울성모병원 3층에 있고, 457병상 규모의 암병동은 16~20층에 있다. 초진 예약은 암병원 홈페이지나 병원 콜센터를 통해 직접 할 수 있고, 전국의 협력 병·의원에서 암 의심 진단을 받았다면 해당 병·의원에 부탁해 협력 병·의원 전용 예약 전화로 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그리고 홈페이지로 예약해도 방문 이전에 콜센터로 전화해 안내를 받아야 한다. 필요한 경우, 암 종류별로 당일 검사에 대비한 금식(위내시경 위암 검사 등) 등에 관한 정보를 안내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혈액검사·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폐기능검사·위 내시경검사·심전도검사 등은 당일 가능하고, PET-CT(양전자방출검퓨터단층촬영)·대장 내시경검사 등은 검사 특성상 따로 날을 잡아야 한다.

위암이 의심되는 B씨가 처음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에 진료받으러 온다고 가정해 보자. B씨는 예약 시 안내에 따라 전날 금식하고 월요일에 병원에 왔다. 위암센터 담당교수의 초진을 받은 뒤 위 내시경검사 등 필요한 검사를 당일 받고 귀가한다. B씨는 담당교수의 다음 외래 진료일인 사흘뒤(목요일) 병원에 와서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불행히도 암으로 확인됐다. 예약 대기가 길어서 일반 환자라면 사흘 뒤 재진을 보기 어렵지만, 암 초진 환자의 경우 신속하게 재진받을 수 있도록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이 중간에 예약을 잡아 준다.

B씨는 며칠 내로 암병동에 입원했고, 입원 다음 날 복강경으로 암수술을 받고 사흘 뒤 퇴원했다. 암병동 입원실은 거의 비지 않지만, 수술 환자는 병상을 최우선 배정받기 때문에 대부분 오래 기다리지 않고 수술받을 수 있다. 다만, 암환자가 수술 뒤 후속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하는 것은 수술 입원에 비해 꽤 어려운 편이다.

B씨의 예에서 보듯,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되도록 암환자의 배에 칼을 대지 않고 내시경(복강경·흉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로 암을 제거한다. 피부를 길게 째는 일반 수술보다 통증 등 환자의 고통이 훨씬 적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으며, 회복이 빨라 일찍 퇴원하기 때문이다. 암 종류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에서 최소침습 암수술을 받는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대체로 3~5일이다. 개복 수술을 하는 경우 평균 1주일 정도 입원하고, 퇴원 후 다시 나중에 피부의 실밥을 뽑으러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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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외래는 서울성모병원 3층에 있고, 457병상 규모의 암병동은 16~20층에 있다. (사진=헬스조선DB)
대장·폐·전립선암
국내 최초 복강경수술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최소침습 암수술 분야에서 ‘최초’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 대장암센터 김준기 교수는 1994년 국내 최초로 대장암 복강경 수술을 도입했다. 현재 대장암의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되거나 암 덩어리가 지나치게 크지 않으면 3~4기 암도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김 교수는 2011년 국내 최초로 100세가 넘은 초고령자를 암수술한 기록도 있다. 102세 할머니의 대장암을 복강경으로 절제했는데, 이 할머니는 이후 암 재발 없이 건강하게 살다 지난해 노환으로 편안하게 임종했다. 비뇨기암팀 황태곤 교수 2001년 전립선암을 국내 최초 복강경으로 수술했다. 이 병원 비뇨기암팀은 방광암 수술을 국내 최초 복강경으로 시행한 기록이 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폐암 복강경수술을 성공시킨 성숙환 교수도 현재 폐암센터에 재직 중이다. 간담췌암센터(간암)와 부인암센터(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난소암)는 단일공법복강경(배꼽 부위에 구멍을 하나만 뚫고 모든 수술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이미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전립선암은 전체 수술의 56%, 폐암 50%, 대장암 43%, 위암 40%를 최소 침습수술로 시행했고, 그 이후에도 이 비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첨단형 최소침습 수술’이라 할 수 있는 로봇수술에도 적극적이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집도의가 환부를 미세한 부분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고해상도(HD) 다빈치 수술 로봇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암병원은 최소침습 수술 환자들의 예후를 지속적으로 조사하는데, 일반적인 개복 수술 결과와 차이가 없는 것은 물론, 위암·대장암 등은 미국과 영국 등지의 세계 최고 암센터보다 훨씬 높은 5년 생존율을 보인다.

암환자들은 주치의가 로봇수술을 권하면 ‘불가피하지 않은데도 강권하는 것 아닐까’ 의심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치의의 말에 거부하기 어려워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하지만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이 병원 의사들은 반드시 일반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의 시술과정과 장단점 등을 객관적으로 설명한 후 환자가 결정하게 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현재 암환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수술법은 복강경수술이라고 한다. 만약 주치의가 로봇수술을 조금 더 권하는 경우가 있다면, 로봇수술의 치료효과가 다른 수술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정되는 비뇨기암, 미용상 여성의 목에 수술자국을 남기지 않는 갑상선암, 암은 아니지만 가임기 여성의 자궁근종 정도일 것이라고 병원 관계자는 덧붙였다.


"‘로봇수술 강권당하는 것 아닐까’라는 걱정을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에서는 일단 접어둬도 될 듯싶다. 로봇수술의 시술과정과 장단점 등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준다"


혈액암 신약 가장 빠른 적용 가능

고형암(신체 내 장기에서 암 덩어리가 생기는 일반적인 암)의 최소침습 수술 실력도 뛰어나지만,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의 최고 경쟁력은 백혈병 등 혈액암 분야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의 조혈모세포이식(BMT)센터는 1983년 국내 최초로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 이식을 성공한 우리나라 혈액암 치료의 메카이다. 지금은 은퇴한 김춘추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가 1970년대 후반 자비로 실험견 100마리를 구입해 홀로 연구를 시작하면서 첫발을 떼었는데, 현재 BMT센터에서는 18명의 교수가 매년 450건 이상의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한다. 전 세계 모든 의료기관 중 조혈모세포이식 실적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 외에 기존 항암치료법 개선 및 새 항암제 임상시험 등 약물치료 분야의 성과도 세계 수준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항암제 치료 효과에 대한 BMT센터의 연구 결과는 지난해 백혈병 국제표준치료지침에 포함됐다.

현재 국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60%가 암병원 BMT센터에서 진료받는다. 단일 의료기관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아시아 환자에 대한 만성골수성백혈병 각종 표적항암제의 국제 임상시험을 빠짐없이 주도한다. 이 센터에서 진료받으면 최신 표적항암제의 혜택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다.

급성백혈병의 경우, 3개월 안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진행 속도가 빠르다. 신속한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수인데, 환자와 조직적합성이 맞는 공여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가톨릭의대 조혈모세포은행에는 국내에서만 3만 명이 공여희망자로 등록돼 있다. 또 미국·독일·일본·대만의 골수정보은행과 연계해 전 세계에서 공여자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도 국제 협력으로 대만에서 공여자를 찾아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암환자가 있다.

"암환자가 긍정적인 삶의 태도로 암과 잘 싸워낼 수 있도록 스트레스 스크리닝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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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인 암과의 싸움을 환자가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다양한 암환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진은 음악요법으로 환자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시간. (사진=헬스조선DB)

한 달간 다른 내용의
생활교육 프로그램 운영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환자가 입원 중 최대한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배려를 한다. 입원실의 모든 병상을 높이와 각도를 자동 조절할 수 있는 첨단 침대로 갖췄다. 우울증 등 암에 따른 심리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암 전문 간호사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스크리닝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암병원 내에는 종양스트레스클리닉이 개설돼 있는데, 정신과 전문의가 암 의료진과 매주 1회 협진하며 환자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한다. 우울증이 심한 환자에게는 정신과 전문의가 직접 병실로 찾아가 상담과 처방을 해준다.

암과의 싸움은 장기전이다. 수술 등 급한 치료가 끝나도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은 이를 위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오후로 나눠 병원 내 강의실에서 다양한 암환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요가, 미술요법, 음악요법, 웃음치료 등 강의 주제는 한 달 단위로 바뀐다. 입원 환자나 외래 환자, 그리고 환자 가족 등 누구나 무료로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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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20층 BMT병동에는 어린이학교가 있다. 각각 1학급씩 2개의 학급이 있으며, 유치부 과정에서부터 초·중등부 과정을 가르친다. 환아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종이접기,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도 병행하고 있다. 수업은 학교생활기록작성 및 관리에 관한 지침에 의해 출석으로 인정된다. (사진=헬스조선DB)

(월간헬스조선 7월호 '94페이지'에 실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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