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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 약제 혼합, 강하고 오래 간다더니… "수퍼 보톡스 효과, 기존 시술과 차이 없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약제 사용량이 효과 좌우

피부 주름을 없애고 턱을 갸름하게 만들고 싶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병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효과가 기존의 보톡스 시술보다 더 크고 오래 간다는 '수퍼 보톡스'가 있다. 두 종류 이상의 보톡스를 섞어 피부에 주입하는 것인데, 가격만 비싸고 효과는 기존의 보톡스 시술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보톡스 시술은 운동 신경의 말단 부위에서 아세틸콜린(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의 분비를 억제, 근육을 마비시키는 기능을 한다. 원래는 눈꺼풀 경련이나 목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사경증 등을 치료하는 데 쓰였는데, 약을 주입한 부위의 피부 주름이 사라지는 효과에 착안해 미용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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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 이상의 보톡스를 섞어서 시술하는 ‘수퍼 보톡스’는 가격은 비싸고 효과는 기존 보톡스와 비슷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보톡스'는 엄밀하게 말하면 치료 명칭은 아니다. 보툴리눔(박테리아의 일종) 독소가 처음 상품화돼 만들어진 약제의 이름이다. 미국 제약회사 앨러간에서 만들었는데, 그 이후부터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해 시행되는 모든 치료 방법을 보톡스라고 부른다. 보툴리눔 독소 약제로는 제오민(멀츠), 메디톡신(메디톡스), 나보타(대웅제약), 보툴렉스(종근당), 디스포트(입센) 등이 있다. 이 제품들은 나온 시기나 원산지 등이 다를 뿐 효과는 대동소이하다.

보톡스는 분말과 액상 형태가 있다. 주로 분말 형태를 생리 식염수에 섞어서 쓰는데, 수퍼 보톡스는 분말과 액상 제품을 각각 한 가지씩 섞어서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격은 일반 보톡스의 두세 배나 된다. 수퍼 보톡스를 시술하는 한 병원 관계자는 "두 제품을 섞기 때문에 용량이 더 늘어난다"며 "그만큼 효과가 크고 오래 지속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두 종류 이상의 제품을 섞는다고 해서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는 어디에도 없으며, 돈을 더 들여 이 시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김현주 원장도 "보톡스 효과는 용량을 얼만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며 "두 제품을 섞어서 총 용량을 늘리는 것이나, 한 제품 용량을 늘리는 것이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효과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퍼 보톡스 시술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지나치게 싼 가격에 보톡스 시술을 하는 곳도 의심해봐야 한다. 턱, 미간, 팔자주름 등 시술 부위에 따라 보톡스 적정 주입 용량이 있는데, 가격이 싼 곳은 생리 식염수를 과도하게 많이 섞어서 보톡스 정량을 채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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