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눈 충혈돼 집에 있던 안약 쓰면 녹내장 생길 수도
이해나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02/12 10:52
직장인 이모(38)씨는 설 연휴가 끝나고 평소와 같이 회사에 출근했다. 그런데 직장 동료들은 눈병에 걸렸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그는 그제야 자신의 눈이 빨갛게 충혈돼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불편함도 못 느껴 눈이 충혈됐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주가 넘게 충혈이 없어지지 않았고 혹시나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눈병일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어 안과를 찾았지만, 다행히 피로로 인해 눈의 실핏줄이 터져 발생한 충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료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예로부터 눈은 '마음의 창'이라 불리며,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곤 했다. 그런데 요즘 직장인들의 눈은 과도한 경쟁과 누적된 피로, 오염된 환경의 영향으로 항상 충혈돼있다. 이 밖에도 피로, 결막염, 굴절이상 등이 눈의 충혈을 유도하는데 대부분 안과 질환을 드러내는 척도이므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해야 한다.
◇처방 없는 안약 '녹내장' 부를 수도
일반적인 충혈은 쉬면 저절로 호전된다. 그러나 충혈이 심하거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에는 반드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 손으로 눈을 비비는 것은 금물이고 섣부른 안대 착용도 삼가는 것이 좋다. 충혈된 눈에 안대를 착용하면 눈의 온도가 높아져 오히려 세균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안과의사의 처방 없이 안약을 남용하는 일도 위험하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안과 이주연 교수는 "안과의사의 처방 없이 안약을 남용할 경우 눈의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으나, 오래 사용하면 충혈이 없어지지 않게 된다"며 "안약에 포함된 부신피질 호르몬제의 영향으로 본인도 모르게 녹내장으로 진행하여 실명 위기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흰자위 혈관 자극·염증으로 팽창해 '충혈' 나타나
눈이 충혈되는 이유는 흰자위의 혈관이 자극이나 염증으로 인해 팽창하기 때문이다. 충혈되지 않은 깨끗한 흰자위에도 보이지 않는 실핏줄이 많이 뻗어 있다. 이 실핏줄들은 매우 가늘어서 혈관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투명해 보이지만 실핏줄이 자극을 받거나 염증에 의해 직경이 커지면 핏발이 서고 빨갛게 보이게 된다. 실핏줄의 분포가 다른 사람보다 많으면 충혈이 자주 일어날 수 있다. 눈을 비볐을 때나, 세면 후에 비누의 자극으로 인해 일시적인 충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잠을 자고 있을 때는 눈꺼풀 안쪽의 온도가 높아져서 눈이 충혈될 수 있지만, 눈을 뜨면 온도가 내려가 충혈이 사라진다.
병적인 충혈의 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감염이나 담배 연기, 매연 등 각종 자극에 의한 결막염 때문인 경우가 많다. 또 바람이나 햇빛에 노출되거나 근시, 원시나 난시 같은 굴절이상이 있을 때도 나타난다. 특히 난시가 있을 때 두통과 함께 충혈이 올 수 있다. 이주연 교수는 "충혈이 없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눈의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관 주위의 결막조직에 부종이 일어나 눈이 점점 탁해진다"며 "2일 이상 지속되는 충혈은 여러 가지 안과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진단을 정확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 눈 충혈 '예방법'
눈의 충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혈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을 멀리해야 한다. 연기, 매연에 예민하면 접촉을 피하고 바람, 햇빛을 막기 위해서는 선글라스를 쓴다. 정확한 시력검사로 눈의 굴절 이상을 교정하여 피로에 의한 충혈을 예방하는 것도 방법이다.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장시간 눈을 사용하지 말고 1시간 간격으로 5~10분은 쉬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어서 감염을 예방하고, 되도록 눈에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