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충혈 생긴 눈에 안약만 넣다간 녹내장 위험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강수연 고대안암병원 안과 교수·정진권 순천향대병원 안과 교수·노창래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
입력 2013/06/12 09:09
충혈제거제 속 스테로이드 탓… 인공눈물은 염증 악화시켜
검은자 주변에 집중된 핏발, 실명될 수도 있다는 신호
◇충혈 오래되면 혈관 변화돼
충혈은 누구나 쉽게 경험하는 증상이다. 잠을 잘 못 잤을 때, 과음했을 때, 장시간 컴퓨터를 보며 일을 할 때, 기침을 할 때, 눈을 비비거나 대기 중 미세먼지·색조 화장품에 노출됐을 때 잘 생긴다. 그 때문에 충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2~3일 계속 눈이 충혈돼 있으면 원인을 찾아 없애야 한다. 충혈은 눈에 염증이 생겼거나 자극이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잘못 대처하면 심각한 안질환이 생기고 시력도 나빠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 같은 가벼운 질환 때문에 생긴 충혈도 그냥 둬선 안된다. 시력 상실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수년간 방치하면 눈의 미세혈관이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혈관 직경이 굵어져서 맑은 눈을 되찾기 어려워진다.
◇공막·섬모체 충혈은 심각한 상태
눈 충혈은 증상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공막 충혈과 섬모체 충혈은 절대 가볍게 넘겨선 안된다.
▷결막 충혈=흰자 전체에 핏발이 서는 것으로, 눈 충혈의 대부분이 결막 충혈이다. 눈이 대기와 접촉하는 부위인 결막의 핏발이 터지거나, 터진 피가 결막 아래에 맺혀서 생긴다. 장시간 컴퓨터를 했을 때나 기침을 했을 때, 결막염일 때 생긴다. 보통 저절로 사라지며, 치료가 필요한 결막염은 충혈이 심하고 눈곱이 낀다.
▷공막 충혈=흰자 전체에 충혈이 생기는 것은 결막 충혈과 같지만 핏발이 더 굵고 눈동자가 약간 보라색을 띈다. 눈알을 싸는 껍질층인 공막에 염증(공막염)이 생긴 것인데, 시신경까지 염증이 퍼져서 심각한 시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공막염은 대부분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빨리 병원에 가면 일찍 병을 발견해서 악화도 막을 수 있다.
▷섬모체 충혈=검은자 주변에 핏발이 집중된다. 각막·홍채·섬모체 같이 눈 안쪽에 이상이 생기면 나타난다. 포도막염·각막염·녹내장 같은 심각한 안질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늦게 진단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약도 더 많이 써야 한다. 심하면 시력 저하를 비롯해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혈관조직 울혈=눈의 흰자나 검은자 일부분에만 핏발이 선다. 익상편·검열반 같이 혈관조직이 한곳에 생겨서 생긴 충혈이다. 조직이 계속 자라서 안보이게 하지만 않으면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