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의료기술이 적용됐다는데…

“한국의 첨단 의료기술에 놀랐다. 최종 진단을 위해 방한하는 3개월 뒤에는 인천공항 입국장에 똑바로 걸어서 들어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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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를 무릎 연골에 넣는 모습/서울제이에스병원 제공
2002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68) 감독이 무릎 수술을 받고 네덜란드로 돌아갔다. 그는 지난 5일에 입국해 14일 간 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원장이 있는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수술과 재활 치료를 받았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그가 받은 치료는 어떤 것이었을까?

서울제이에스병원 송준섭 원장은 “히딩크 감독은 10여 년 전부터 오른쪽 무릎에 문제가 있었는데, 노화·체중증가 등으로 최근에는 상태가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진단 당시 오른쪽 무릎을 완전히 펼 수 없었고 그로 인해 걸을 때마다 다리를 절었다. 무릎 연골은 모두 닳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 해당했고, 오른쪽과 왼쪽 다리의 근력 차이는 35~50% 났다고 송 원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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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 펴지지 않는 다리(위쪽)와 수술 13일 째 펴진 다리/서울제이에스병원 제공
한국에 오기 전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에서 여러 치료를 강구했다. 그러나 인공관절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수술 전과 같이 지도 생활을 하고, 평소 좋아하던 골프도 계속 칠 수 있는 치료”를 받길 원했다. 미국스포츠의학회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10명 중 7명은 수술 전에 즐겼던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없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0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관전 차 방한해 송준섭 원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치료법에 대해 논의한 결과, 인공관절을 심지 않고도 줄기세포 치료와 과학적인 재활을 통해 수술 전과 같이 무릎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치료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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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다리 근력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있는 모습/서울제이에스병원 제공

수술 당일 송준섭 원장은 히딩크 감독의 잘 펴지지 않는 무릎을 교정하기 위해 무릎 뒤의 튀어나온 뼈 돌기를 섬세하게 잘라냈다. 근육은 손상시키지 않고 정밀하게 해야 하는 수술이라 수술 시간이 4시간이나 걸렸다.

그 다음에 모두 닳은 연골을 재생시키기 위해 재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무릎 연골에 주입했다. 줄기세포를 넣으면 8~12주 동안 분화하면서 연골이 완성된다. 그동안 무릎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야 한다. 송 원장은 “기존에 줄기세포 치료는 골수를 뽑는 등 자기 몸에 상처를 내야 했고 농도가 옅은 한계가 있었다”며 “그러나 히딩크 감독이 쓴 줄기세포 치료제는 재대혈에서 추출한 것이라 몸에 상처를 내지 않아도 되고 줄기세포 농도가 진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른쪽 다리의 근력을 회복시키는 재활치료를 했다. 이를 위해 서울제이에스병원의 첨단 재활시스템이 도입됐다. 양쪽 다리의 근력차, 다리의 움직임에 따른 근력 균형 등을 살피는 검사를 했고 이에 따른 재활 계획을 세웠다. 수술 후에는 집중적인 재활을 했다. 네덜란드에 가서도 재활 치료가 계속 이뤄지는데, 히딩크 감독의 전담트레이너가 재활을 도울 예정이다. 송 원장은 원격으로 히딩크 감독의 재활 상황을 체크한다. 히딩크 감독은 재활을 마치면 최종 진단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송준섭 원장은 “히딩크 감독의 치료에는 한국의 최첨단 과학적인 치료가 모두 적용됐다”면서 “그래서 수술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고 유럽에 가서도 한국 의료의 우수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방한 목적으로 알려졌던 복부 지방 제거와 눈 처짐 성형 수술은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