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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진짜 성분…꽃 아닌 석탄추출물?
김은총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3/12/30 09:00
연말연시를 맞아 향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가격과 크기 때문에 선물 용도로 향수가 인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향수의 높은 판매량에 비해 향수의 성분은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분 표기가 제조사들의 자율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향수의 진짜 성분은 무엇일까?
◆향수 주원료는 꽃 아닌 석유
원래 향수의 기원은 꽃에서 추출한 천연향료였다. 그러나 향료를 만들 때 들어가는 많은 양의 꽃에 비해 너무 적게 추출되는 천연향료로는 향수의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석탄추출물인 콜타르로부터 추출한 합성향료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향수는 이 합성향료를 혼합해 만든 제품들이다. 간혹 천연향이라고 표기된 제품이 있지만, 100% 천연향료인 제품은 거의 없고, 대부분 천연향과 합성향을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향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향수는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향료를 알코올에 용해시킨 것으로 수백 가지의 화합물을 함유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이다. 그런데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한동안 논란이 됐던 새집증후군의 원인이기도 할 만큼 인체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향수뿐 아니라 페인트·자동차 마감재·접착제·방향제 등 일상생활용품에도 많이 섞여 있지만, 소비자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제품 용기에 휘발성 유기화합물 성분을 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향수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표기는 제조사의 자율로 성분을 표기하지 않거나 한두 가지만 표기해놓은 제품이 많다.
◆향수 성분 지방조직에 축적…암 유발도
그런데 향수와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피해는 단기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몸속에 들어오면 혈액에 쉽게 녹아 들어가며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고 지방조직에 축적된다. 전문가는 "민감한 사람은 아주 적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에도 심한 반응을 보일 수 있고, 건강한 사람도 반복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든 제품에 노출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두통이나 구토·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향수는 발암 물질로도 지목된 바 있다. 실제 향수에 첨가된 물질 중 '프탈레이트'는 생식기 기능을 저하시키는 발암물질로 한때 유명 향수에서도 발견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향수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1998년 처음 미국 환경보호국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한 뒤 국제암연구센터(IARC) 등에서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발암물질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