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으로 3D 볼 때 생기는 시각·신체 불균형 문제
어린이·노약자 합병증 주의… 1시간에 10분 휴식 취해야

대학생 이모(24)씨는 지난 여름 3D 영화 '퍼시픽림'을 보던 중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어지러운 증상을 심하게 느꼈다. 화장실에서 구토까지 할 정도여서 영화를 끝까지 못 봤다. 이씨처럼 3D 영화나 3D 비디오게임, 3D 스마트폰(각도에 따라 화면이 다르게 보이는 기능이 있는 것)을 보다가 어지럽거나 구토 증상이 생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경우 'IT 멀미'를 의심해야 한다.

'IT 멀미'란 IT 영상 기기를 사용할 때 어지럼증·메스꺼움·구토·두통 같은 멀미 증상을 느끼는 신종 질병이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IT 멀미가 지속적으로는 늘고 있으며 21세기 최대 질환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가 1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 가정에서 3D TV를 3m 거리를 두고 15~30분간 시청했더니 35%가 어지럼증을 심하게 느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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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TV 등 IT 영상 기기를 장시간 보면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의 불균형이 생겨 멀미가 유발될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3차원 영상을 볼 때 몸은 가만히 있지만 눈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IT 멀미가 생긴다. 눈으로 얻은 위치 정보와 전정기관(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귓속 기관)에서 파악하는 위치 정보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어지럼증,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소리귀클리닉 배성천 원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각적인 자극을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멀미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반복되면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IT 멀미로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멀미로 인해 폐렴 등의 2차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3D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IT 멀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1시간 사용한 뒤 5~10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배 원장은 "특히 아이들의 경우 어지럼증과 함께 집중력 저하도 올 수 있으므로 장시간 사용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을 중단해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귀의 전정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