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심할 때만 맞아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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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성 황반변성에 주사 치료를 하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실명 위험이 높은 습성 황반변성은 맞춤치료를 하면 주사 횟수도 줄고 치료 효과도 나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달 26~29일 열린 '유럽망막전문의학회'에서 발표됐다.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밀집해 있는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황반)에 문제가 생겨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미세한 신생혈관의 생성 여부에 따라 습성과 건성으로 나뉜다. 50세 이후에 주로 생기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환자 수는 2010년 10만4627명, 지난해 13만1841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건성 황반변성과 달리 실명 위험이 높은 습성 황반변성에는 신생혈관을 제거하고 생성을 억제하는 주사 치료법이 주로 쓰인다. 주사 치료법은 △1~2개월에 한 번씩 주사를 맞는 고정치료법 △매달 검진을 한 뒤 시력이 나빠졌을 때만 주사를 맞는 맞춤치료법 등으로 나뉜다. 이번 학회에서 독일 본대학의 프랑크 홀츠 교수는 "맞춤치료를 하면 주사 횟수를 1년에 6~8회 정도로 줄일 수 있으며, 시력 유지·개선 효과는 고정치료법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습성 황반변성이 있더라도 매달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고정치료법을 하면 주사를 1년에 7~12회, 2년에 13~24회 정도 맞아야 한다. 주사 치료제 중 국내에서 보험적용을 받는 것은 루센티스(노바티스) 뿐이다.

학회에서는 삶의 질 저하를 막고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을 위해 황반변성의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명방지유럽인포럼이 독일·프랑스 등 6개국에서 황반변성·녹내장 등으로 실명한 환자에 드는 비용을 조사한 결과, 연간 70억 유로(약 10조2411억) 정도였다. 한림대성심병원 안과 김하경 교수는 "환자 뿐 아니라 환자를 보살피는 가족의 노동력·시간도 상당 부분 빼앗기므로 가족 전체의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이 커진다"며 "이는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라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안과 유승영 교수는 "50세 이후부터 연간 1~2회 망막정기검진을 받으면 황반이 많이 손상되기 전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