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성 두통… 방치하면 이명·소화 장애까지 일으켜

안강 안강병원장

굿바이 통증⑤

▲ 안강 안강병원장


40대 초반의 남성이 10년간 왼쪽 이마에 두통이 계속된다며 필자를 찾아왔다. 경마장 말 관리인이었는데, "집에서는 괜찮다가 출근해서 말똥 냄새를 맡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파오고, 이어서 속이 메슥거리고 목과 등까지 빳빳하게 굳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했다. 환자의 뒷목과 어깨의 피부와 근육은 단단하고 두꺼워졌으며, 목은 구부정했다. 목을 움직이면서 목관절을 만져보니 2~3번 관절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2~3번 목관절이 긴장하면 후두통이 생길 수 있는데, 통증은 골막을 따라 앞이마로 흔히 이어진다. 또한 통증이 인접한 신경을 감작시켜 냄새에 예민해지거나 눈이 쉽게 출혈되는 등 여러 다른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 환자는 냄새에 예민해져서 말똥 냄새를 맡으면 두통이 더 심해지는 경우였다. 바늘로 목관절의 비정상적 긴장을 풀어주는 중재적신경근자극술(FIMS)을 시술하니 10년을 괴롭히던 두통이 사라졌다.

얼마 뒤 이 환자의 소개로 경마장의 젊은 기수 한 명이 "나도 똑같은 두통이 있으니 치료해 달라"며 찾아왔다. 두 환자는 증상은 비슷했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었다. 말 관리인은 온종일 마구간에서 일했지만, 기수는 마구간에 잠시 들를 뿐이었다. 즉, 전자는 목관절 긴장이 근본 원인이면서 말똥 냄새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긴장성 두통이었고, 후자는 말똥 냄새 자체가 환자에게 급작스러운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이 때문에 뇌혈관의 혈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편두통이었다.

두통의 상당수는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의 요소를 함께 갖고 있다. 치료는 어느 쪽 요인이 더 많은지 가려내서 진행해야 한다. 편두통에 가까우면 약을 쓰는 것이 낫고, 긴장성 두통에 가까우면 척추·근육·신경 등의 문제를 바로잡으면 쉽게 치료된다. 실제로는 긴장성 두통이 편두통보다 월등히 많다. 긴장성 두통을 방치하면 머리뿐 아니라 목과 등에도 통증이 생기며, 우울증·불안증·전신통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 밖에 턱관절 통증이나 이명(耳鳴), 어지러움증 등도 흔히 동반한다. 위장관 운동 장애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으로 생명의 지장까지 오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젊을 때 없던 만성두통이 생겼거나, 원래 있던 두통이 점점 심해질 때, 진통제가 잘 듣지 않으면서 앉거나 일어나는 등 자세를 바꾸면 두통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긴장성 두통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찰을 받아보도록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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