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건국대병원] 유방 살리고 암만 제거하는 수술로 '여성性' 지킨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04/23 08:35
유방보존술, 전국 평균보다 20% 높아… 유방암 센터, 명의 양정현 교수 영입
유방감마스캔, 정확하고 비용 저렴… 자궁내막암 등도 배 안 열고 보존 치료
유방암 환자는 특히 두려움이 많다. 암이 완치돼도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이 없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게다가 유방을 모두 절제하면 림프절이 손상돼 림프부종과 어깨운동장애, 통증 등의 부작용이 훨씬 심하다.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는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유방보존술을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유방보존술은 암과 그 둘레의 1㎝ 정도 조직을 없애고, 어깨·겨드랑이의 림프절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암 세포를 없애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양정현 교수는 "우리 병원 조사 결과, 수술 환자의 73.2%가 유방보존술을 선택했다"며 "전국 통계인 약 50%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셈이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20년 동안 장기 추적한 결과, 유방전절제술과 유방보존술의 환자 생존율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방보존술은 주로 조기 암 환자에게 적합하며, 암 크기가 3~5㎝ 이상이면 항암 치료를 먼저 한 뒤 유방보존술을 한다. 다만 유방암이 전이됐거나 유방의 여러 곳에 암이 퍼진 경우 유방전절제술이 불가피하다.
◇MRI보다 비용 싸고 정확도 높은 장비 갖춰
건국대병원은 2011년 6월 유방암 수술의 명의인 양정현 교수를 영입해 국내 최고 수준의 유방암센터로 발돋움했다. 양 교수는 국내 최초로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감시림프절생검법' 등을 도입했으며, 한국유방암학회 회장, 세계유방암컨퍼런스 회장 등을 지냈다. 양 교수는 "올해 유방암 수술을 500례 정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술 건수로만 보면 국내 4~5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암인지 양성종양인지 확실한 진단이 가능한 유방감마스캔 장비도 갖췄다. 이 장비는 체내에 방사성 의약품을 주입하고 유방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컴퓨터로 재구성해 암을 진단한다. 정확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3㎜의 미세한 암까지 찾아낼 수 있다. 양 교수는 "유방감마스캔은 MRI만큼 정밀하지만 가격은 4분의1 정도로 저렴하다"며 "암 진단뿐 아니라 치료 후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데도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과 달리 외래 진료실마다 초음파가 있어 주치의가 환자를 초음파실로 보내지 않고도 필요할 때 진료를 할 수 있다. 검사 당일 조직검사 결과까지 알 수 있고, 암 진단 후 1주일 내에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부인암, 배 열지 않고 치료
자궁내막암·자궁경부암·난소암과 같은 부인암을 치료하는 여성·부인종양센터에서도 자궁 등의 장기를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를 한다. 지난해 4월 부인암 분야의 세계적인 명의인 강순범 교수가 이곳 센터장으로 부임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30년 넘게 근무했고 최근 세계부인암학회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여성·부인종양센터에서는 자궁내막암의 경우 배를 열지 않고 호르몬제와 자궁 내 장치인 루프를 이용해 치료를 한다. 강 교수는 "자궁내막암 초기이면서 임신을 해야 되거나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도 자궁의 입구를 일부 도려내는 원추절제술과 자궁의 입구를 잘라내는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을 해서 임신이 가능하도록 한다. 난소암은 복강경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그 밖에도 센터 내에 암 수술 후 림프부종의 관리와 치료, 면역치료, 건강보조식품 정보 제공 등을 해주는 '삶의질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