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국립암센터] 소아 뇌종양 양성자 치료, 비용 95% 지원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정상 세포 그냥 통과, 암세포만 공격
국내에 한 대뿐… 전립선암에도 효과
두 달에 한 번씩 치료 설명회 개최

여섯살 최모군(경기 성남시)은 4년 전에 상의세포종이라는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뇌는 뇌척수액에 떠 있는데, 이 뇌척수액을 감싸는 뇌실막에 종양이 생긴 것이다. 최군은 2011년 국립암센터에서 '꿈의 치료'라고 불리는 양성자 치료를 받고 현재까지 재발 없이 건강히 자라고 있다. 5주 동안 매일 양성자 치료를 받은 뒤 최군 가족이 지불한 비용은 200여만 원. 2011년 4월부터 소아 중추신경계통 종양에 대한 양성자 치료비의 95%를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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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립암센터에서만 이뤄지는 양성자 치료는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방사선이 몸속 정상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만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암 주변 조직은 살리면서 암 조직만 괴사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를 분리한 후 양성자를 빛 속도의 60%인 초속 17만8700㎞(1초에 지구를 4.5번 돌 수 있는 속도)로 가속해 암 조직에 쏘는 방사선 치료의 일종이다. 국내에선 국립암센터가 2007년 처음 들여왔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암 조직뿐 아니라 방사선이 통과하는 경로에 있는 정상적인 조직도 손상시키기 때문에 식욕부진, 설사, 두통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양성자는 정상적인 조직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 조직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쏜 후 없어진다. 양성자 방사선을 맞은 암세포는 DNA에 손상을 입고 더 이상 분열을 못하고 사멸한다.

양성자 치료는 비용이 3000만~4000만 원으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뇌 기저부나 척추에 생기는 암인 척색종이나 눈에 생기는 흑색종, 망막모세포종 등은 양성자 치료가 우선이다. 다른 방사선 치료를 하면 방사선량이 많이 필요하거나(척색종), 정상조직과 붙어 있어(안종양) 주변 조직에 큰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양성자 치료는 기본적으로 형태를 갖춘 암에 적용한다. 혈액암이나 림프암 같이 전신질환에 속한 암은 양성자 치료를 할 수 없고 전이암은 양성자 치료를 해도 다른 부위에 암이 자랄 가능성이 높아 양성자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조기 폐암이나 전립선암은 양성자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유방암은 기존 방사선 치료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암,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저렴

소아 중추신경계(뇌나 척추) 암에도 양성자 치료가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더 효과적이다. 뇌는 20세까지 자라기 때문에 소아는 암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상적인 뇌조직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소아는 성인에 비해 신체 기관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방사선에 의한 부작용이 성인보다 심각하다.

국립암센터는 두 달에 한 번씩 소아 뇌종양 양성자 치료에 대해 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달에는 26일에 열린다. 국립암센터 김주영 양성자치료센터장은 "아직도 소아 뇌종양에 대한 양성자 치료가 건강보험 지원대상인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국립암센터 자체적으로도 소아 양성자 치료에 대해서는 특진비를 받지 않아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더 싸게 양성자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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