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삼성서울병원] 연구·치료… 그리고 치유까지 '암'에 올인한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3/04/23 08:35
대장암, 확진 후 1주 내 치료 시작
유전자 분석으로 개인 맞춤 치료
사회생활 복귀 돕는 프로그램 운영
1, 2차 의료기관에서 조직검사 등으로 대장암을 확진 받은 환자가 삼성암병원에 방문하면 1주일 안에 치료가 시작된다. 이렇게 시간 단축이 가능한 것은 환자의 질병과 관련된 여러 진료과의 의료진이 머리를 맞대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 그리고 가장 좋은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 치료과정을 표준화시킨 '표준진료 지침' 덕분이다.
진단이 어렵거나 전이 위험이 큰 환자는 다학제 협진이 우선이다. 다학제 협진은 현재 대장암, 두경부암, 폐암, 유방암 진료에 시행되고 있으며 점차 모든 암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진단·치료가 정형화된 암의 경우 표준진료 지침을 적용하면 수술과 관리 스케줄을 쉽고 빠르게 짤 수 있다. 삼성암병원은 표준진료 지침을 적용하는 비율을 지난해 41%에서 2015년까지 70%로 높일 예정이다. 현재는 대장암에 한해 확진 후 1주일 내에 치료가 시작되지만 다학제, 표준진료 원칙을 적용하는 암 종류를 점차 늘릴 계획이다.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개인별 맞춤치료도 삼성암병원이 앞장선다. 그 동안 암치료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근거중심의학을 기본으로 삼았다. 일단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검증된 치료법을 쓰는 게 우선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효과가 좋은 표적 항암제라도 완치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효가 전혀 안 듣는 사람도 있다. 유전체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HER-2라는 유전자는 유방암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와 관련된 유방암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아직 유전체를 분석해 맞춤형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없다. 외국에서도 이제 연구단계다. 삼성암병원은 5년 내 이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몸 덜 상하게 하는 치료법 확대
삼성암병원의 치료수준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등록된 진행성 암환자 14만4000여 명을 17년간 조사한 결과, 5년 상대생존율이 62.6%로 유럽(52.0%)이나 일본(54.3%)보다 높았다. 100명 중 62명은 암에도 불구하고 5년은 산다는 의미다.
흉강경, 싱글포트 복강경, 비수술 치료 등 최소침습 치료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간암 고주파 열치료는 2011년 5000건으로 세계 최다를 기록했고, 폐암수술 역시 5000건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한다. 위암, 대장암 수술 후 30일 내 사망률은 국내 최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1년 자료)
2015년에는 양성자 치료기도 운영된다. 우리나라에는 국립암센터에 이어 두 번째로 설치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방사선 치료는 암 이외 정상적인 부위도 방사선에 노출되는 한계가 있었지만 양성자치료는 몸에 방사선이 들어가도 암조직만 파괴할 뿐 정상조직은 그대로 남길 수 있다.
◇암환자 치료를 너머 '치유'까지
삼성암병원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 암환자의 치유다. 암환자가 치료과정 뿐 아니라 치료가 끝난 뒤에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사회복지사, 전문간호사, 임상심리사, 영양사, 종교인으로 팀을 구성했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병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입원 환자의 약 40%가 암환자로, 암을 정복하지 않으면 병원은 발전할 수 없다"며 "진단, 치료, 관리 등 암 정복의 모든 과정을 포괄적으로 책임지는 진정한 암병원이 되기 위해 모든 역량을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