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검사·연구기관 인증]

- 의료기관 인증
환자의 안전·서비스 질 평가
- 검사기관 인증
검사 정확도·신뢰도 알려줘
- 임상시험기관 인증
임상시험 중 환자 안전 보장
"00병원, 00 인증 획득"이라는 광고·기사가 자주 나온다. 이런 인증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인데,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알기 쉽지 않다. 병원이나 의료 검사·연구 기관에서 획득한 인증의 의미를 제대로 알면 각종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의료기관 인증·검사기관 인증·임상시험기관 인증에 대해 알아본다.
◇의료기관 인증=병원이 환자의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증하는 인증이다. 서울성모병원 질향상과환자안전팀 안은애 팀장은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는지 전 과정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인증과 미국의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이 대표적이다.
▷복지부 의료기관인증=4년에 한 번씩 복지부 위탁을 받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각 병원을 평가한다. 환자 안전, 의료서비스와 관련된 4개 영역 중 408개 문항(대학병원 기준)을 확인하는데, 4개 영역에서 모두 80% 이상을 갖췄을 때 인증을 내준다. 국내 대학병원은 모두 이 인증을 받았다.
▷JCI 인증=세계보건기구(WHO)의 협력기관인 국제의료기관인증평가위원회가 3년마다 인증 평가를 한다. 기초 평가 후 컨설팅→시범평가→본평가를 거친다. 본평가에서 13개 영역(1200여 개 문항) 별로 90% 이상을 충족했을 때 인증을 내준다. 안은애 팀장은 "JCI 인증은 국제 표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임을 보증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현재 12개 대학병원이 받았다.
◇검사기관 인증=혈액·침·머리카락 같은 사람의 몸에서 얻은 검체를 표준화된 연구실에서 검사하므로, 검사 결과의 정확성을 신뢰할 수 있다. 미국 보건부 산하 기관에서 실시하는 임상실험관리법령(CLIA·클리아) 인증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클리아 인증을 받은 검사실에서 이뤄진 검사만 의료 진단에 쓸 수 있다.
㈜아벨리노 연구개발실 조선영 실장은 "클리아 인증 검사실은 검사를 진행할 때 온도·습도를 늘 똑같이 맞추고, 검사자나 검사설비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다른지 자주 평가해서 정확도가 높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이 인증을 받은 기관이 있는데,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 검사인 AGDS™ 검사를 실시하는 ㈜아벨리노도 그 중의 하나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각막에 흰 점이 생겨서 점차 시력을 잃는 유전질환으로, 시력교정 수술을 하면 이 병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수술 전에 받아야 하는 검사다. 조선영 실장은 "AGDS™을 시력교정 수술 전 받으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100% 찾아낸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임상시험기관 인증=신약 같은 최신 의료기술로 의사(연구자)가 환자(피험자)에게 임상시험을 할 때, 환자 보호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인증이다. 미국의 임상시험 피험자 보호프로그램인증협회(AAHRPP·에이합) 인증이 대표적으로, 3년에 한 번 재인증한다.
에이합 인증을 받은 임상시험기관은 연구자가 임상시험 전 환자 보호에 대한 교육을 받고 기관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의 결과를 조작할 수 없게 관리하며 부작용이 생겼을 때 보고가 잘 이뤄지게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췄음을 뜻한다. 또 피험자 전담 민원데스크를 설치해 임상시험 중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대처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험자보호센터 김정현 센터장은 "국내의 경우 임상시험 전에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만 받으면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며 "에이합 인증을 받은 임상시험기관은 최신 치료를 보다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삼성서울병원이 처음 받았고, 현재 16개 병원·대학이 이 인증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