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미성년자 성폭행범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 일명 화학적 거세 청구를 처음으로 받아들이면서 화학적 거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학적 거세는 약물로 성충동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수술로 고환을 제거하는 물리적 거세와 구별된다. 성 충동 억제 약물 중에는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루프론, 졸라덱스 등이 있다. 이 약을 투여하면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의 기능이 억제돼 결과적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감소한다. 투약 초기에는 강제로 억제된 호르몬이 정상 이상으로 분비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투약을 계속하면 분비되던 남성호르몬이 모두 고갈돼 실질적으로 거세가 된다.
하지만, 거세를 했다고 발기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구 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은 “성적 충동을 일으키는 성 호르몬 분비를 억제했을 뿐 발기에는 호르몬 이외에도 여러 복잡한 원인이 작용한다”며 “그러나 발기가 가능해도 성적 충동이 억제되므로 결과적으로 거세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적 거세는 한번 투약으로 거세 효과가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투약해야 한다. 화학적 거세 대상자는 석방 전 2개월 안에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 받고 석방 후에도 주기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투약을 중지하면 그동안 억제된 성적 충동이 더 크게 일어날 수 있어 최대 15년 동안 투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