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상부위장관 출혈_명치 통증·흑색변·어지럼증 胃에서 피난다는 위험 신호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환자 대부분 출혈 못 느껴 전체 위장관 출혈 80% 차지 반드시 위내시경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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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궤양·십이지장궤양이 있는 40대 이상 남성은 상부위장관출혈 위험이 높다. 과음과 흡연을 피하고, 항응고제 복용 시 위장점막보호제를 함께 먹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직장인 신모(서울 강남구·57)씨는 2년 전 직장을 옮기면서 과중한 스트레스와 업무 때문에 매일 저녁 적어도 소주 한 병 정도는 습관적으로 마셨다. 신씨는 지난 6월 화장실에 갔다가 갑자기 명치 부근이 뻐근하게 아프면서 흑색변을 보고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 검사 결과, 수개월 전부터 위장 출혈이 지속돼 빈혈 상태였으며, 과음으로 인한 십이지장 출혈이 응급으로 겹친 상태였다.

90%는 과다출혈돼야 응급실 행

상부위장관(위·식도·십이지장) 출혈 때문에 응급실에 오는 남성이 계속 늘고 있다. 대한소화기학회에 따르면, 상부위장관출혈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1명 꼴로 경험하는 흔한 소화기 질환이다. 전체 위장관 출혈 질환의 80%를 차지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윤영훈 교수가 이 병원에 온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2008년에는 1년간 1634명이었던 환자 수가 올해는 8월까지만 이미 2481명에 달했다.〈그래프〉 30대 환자는 2008년부터 올 8월까지 643명이었으나, 40대(1062명)부터는 환자가 크게 늘기 시작한다. 반면, 여성은 환자 수도 크게 적고 증가폭도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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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환자의 90%는 출혈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과다 출혈로 이어져서 저혈압이나 쇼크 등의 치명적인 응급 증상이 생긴 뒤에 응급실에 실려온 경우였다. 윤 교수는 "상부위장관출혈 환자의 대부분은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기질환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한 만성적인 복통을 평소에 자주 겪기 때문에 출혈 증상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넘긴다"며 "증상을 잘 살펴 조기에 지혈해야 응급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식도에서 피가 나면 파룰 토한다. 위장·십이지장에서 피가 나면 흑색변을 본다.

◇위장질환·심혈관질환자 위험군

상부위장관출혈로 인한 응급 상황을 막으려면 평소 통증, 배변, 먹는 약 등에 유의해야 한다. 윤 교수는 "위험군이 아닌 사람에게 상부위장관출혈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자신이 위험군인지 알고 주의하면 응급상황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40대 이상 남성 중 아래의 경우에 속하면 고위험군이다.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흑색변을 보고, 배변 시 하복부가 아닌 명치에 통증을 느끼면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상부위장관 질환자=상부위장관출혈 환자의 50%가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앓고 있다. 15%는 간경변증 환자인데, 딱딱해진 간으로 들어가지 못한 혈액이 위나 식도에 몰려서 혈관을 늘어지게 만들고 터뜨리기 때문이다.

과음·흡연자=담배 연기는 위에 직접 들어가 위산을 과도하게 분비시키고, 위를 보호하는 성분은 억제시키기 때문에 출혈의 직접 원인이 된다. 과음하면 구토하다가 식도와 위 경계부가 찢어지는 말로리와이즈 열상이 생겨서 출혈이 생긴다. 환자의 13%가 말로리와이즈 열상이다.

심혈관질환·관절염환자=협심증 등에 쓰는 항응고제는 상부위장관 출혈을 가속화시킨다. 윤 교수는 "아스피린, 플라빅스, 와파린 등을 먹는 사람은 상부위장관출혈 위험이 2~4배 크다"고 말했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두통약이나 관절염 치료에 쓰는 진통소염제도 위장관 출혈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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