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질환
위장관 염증 '크론병' 환자 8년만에 10배 늘어
최현묵
입력 2006/01/10 19:45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양석균 교수팀이 1986~2004년 서울 송파·강동 지역 의료기관의 기록을 추적 조사한 결과, 86년 인구 10만명당 0.1명에 불과하던 크론병 환자가 2004년에는 10만명당 1.15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매년 발병률은 10만명당 0.27~0.43명이었으며, 2001년 12월31일 기준으로 조사대상 구역에는 10만명당 5.3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론병 환자의 성비는 남자가 여자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양 교수는 “1960년대에 첫 발병 사례가 보고된 후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환자수가 굉장히 적었는데, 1980년대말 이후 급격히 늘고 있다”며 “10년 후에는 10만명당 55~60여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어디에나 염증이 생길 수 있는 병으로 주로 소장과 인접한 대장에 많이 생긴다. 깊은 궤양이 생긴 후 치료를 통해 일시적으로 나아졌다가 10년 이내에 재발하며 심한 염증으로 배 안에 농양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 장이 좁아지거나 구멍이 뚫리기까지 한다. 크론병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병이라 과민성 장 증후군, 장결핵, 충수염(소위 맹장염), 거식증 등으로 잘못 진단해 환자의 고통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경희대병원 내과 김효종 교수는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화기 계통의 질환인만큼 음식과 큰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2차 대전 후 일본이나 1980년대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패스트푸드와 고기 소비가 늘면 발병률도 함께 높아졌다”고 말했다.
(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