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빨라진 사춘기' 12살 안 된 아이 여드름, 약 잘못 쓰면 키 덜 크고 치아 변색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06/06 08:05
초등학교 5학년 김수진(11)양은 지난해 사춘기가 오면서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염증없이 이마에만 오돌토돌 올라오다가 볼과 턱으로 번지고 붉게 곪아 터질 정도로 심해지자, 부모는 김양을 피부과에 데려갔다. 그런데, 의사는 "아이가 너무 어려서 여드름 약을 쓰면 안된다"며 "곪은 여드름을 짜내고, 여드름이 더 번지는 것을 막는 레이저 치료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생재·피지억제제 거의 못 써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12살 미만에 여드름이 심하게 생기는 어린이가 늘고 있다. 그러나, 12살이 안 된 아동은 쓸 수 있는 약이 제한돼, 피부과에 가도 근본적인 치료가 쉽지 않다.
먼저, 항생제·피지억제제 등 먹는 약은 거의 못쓴다. 여드름 치료에 주로 쓰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는 영구치가 모두 나기 전에 복용하면 치아가 변색될 수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은 "마크로라이드 계열의 항생제는 소아 부작용이 없지만, 여드름 염증이 심할 때만 쓴다"고 말했다. 또, 피지억제제는 뼈 밀도를 저하시켜 성장을 방해하므로 쓰지 않는다. 이상주 원장은 "여드름 연고는 쓸 수 있지만, 염증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항생제 계열보다 피지억제 연고나 각질을 없애 여드름을 완화하는 유황성분의 연고를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약국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연고도 12세 미만 자녀에게는 임의로 발라주면 안된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일반의약품도 12세 이상만 사용하는 약이 많고, 잘못 바르면 모공이 넓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므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한 뒤에 쓰라"고 말했다.
◇세수 자주 시키면 여드름 악화
12세 미만 자녀가 여드름이 심하면 피지선을 파괴하고 표피를 보호하는 스무스빔 레이저 치료나 청색광을 이용해 여드름 원인균을 파괴하는 광치료를 해 준다. 이런 레이저나 치료용 광선은 피부층 깊숙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피부가 약한 어린이도 비교적 안심하고 받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살리실릭산 성분(BHA)이 들어간 여드름 화장품을 발라 주면 염증 완화와 각질 제거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화장품 성분은 용기 등에 표시돼 있다.
반면, 여드름이 난 아이가 세수를 자주 하면 오히려 피부 자극이 심해지고 각질이 많이 생겨 여드름이 악화된다. 아침·저녁에 한 번씩 약산성 세정제로 꼼꼼한 세안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