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빨라진 사춘기, 우리 아이 성교육 어떻게 시킬까?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 | 일러스트 전효진
입력 2010/04/30 13:25
Key-word 3 컴퓨터 게임을 허락하라!
Key-word 4 성(性)에 대한 관심을 존중하라!
평생 건강의 기본이 되는 유아기 건강습관. 주관이 생기기 시작한 7~13세 아동기 아이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더 큰 어려움을 느낀다. 아동기 건강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트레스, 비만, 놀이, 컴퓨터게임, 성(性)에 관한 엄마가 알아야 할 육아법을 정리했다.
컴퓨터게임, 무조건 못하게 해야 할까?
아동기 아이를 둔 부모의 걱정거리 중 하나가 컴퓨터 게임이다. 간혹 ‘중독’수준인 심각한 아이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컴퓨터 게임을 해온 아이에게 무조건 컴퓨터 게임을 못 하게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는 것은 부모와 아이 사이에 컴퓨터 사용에 대한 사전협의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모가 체크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컴퓨터 게임을 즐겨 하는 모든 아이가 심각한 상태인 것은 아니다. 보통의 아이는 부모가 생각하는 심각한 수준의 중독으로까지 치닫지 않는다. 부모는 먼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 뒤 아이와 의논해서 컴퓨터 게임을 언제, 몇 시간씩 할 것인지 협상한다. 협상한 결과는 글로 적어서 보여주는 게 좋다. 부모는 아이가 시간표대로 게임 시간을 지켰는지 꼼꼼히 지켜보면서 체크한다.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컴퓨터 게임을 한다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게임하지 말라’고 소리치거나 야단치기보다 게임을 대신할 다른 활동을 아이와 함께 한다. 산책이나 놀이를 하고, 영화관람과 쇼핑을 한다. 아이에게 컴퓨터게임 외에 재미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려줘 호기심을 분산시키는 게 중요하다.
빨라진 사춘기, 성교육도 빨라져야
전 세계적으로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자아이의 평균 초경 나이가 40년 전에는 14.1세였으나 최근에는 12.1세로 앞당겨졌다. 그래서인지 국내 성조숙증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성조숙증 아이는 2001년 1158명에서 2005년 5274명으로 5년 사이 4.5배 이상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는 유방의 발달, 남자아이는 고환의 크기로 사춘기가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평균 사춘기는 여자아이는 10~11세, 남자이는 12~13세에 시작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성조숙증의 가장 확실한 원인은 가족력이다. 부모나 친척 중 성장기에 남보다 빨리 큰 뒤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면 자녀 또한 그럴 확률이 높다. 부모가 사춘기가 빨랐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출생 전 태내 성장도 사춘기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출생 시 체중이 2.5kg 이하(저체중아)일 때 성조숙증이 생기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정 내 불화가 잦고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 있는 여자아이의 사춘기 발현이 빠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춘기 시작이 빨라지면서 아동기 무렵부터 성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다. 또래와 함께 있을 때 바지를 내리고 서로의 성기를 보거나 어른처럼 껴안고 뽀뽀를 한다. 자신의 몸과 성기를 만지기도 한다. 대체로 아이들은 혼자 있거나 심심하거나 불안하거나 잠자기 전에 이런 행동을 한다. 부모는 아이의 성적인 행동은 몸이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에도 성적인 행동은 정상적인 것이다.
아이가 성적인 행동을 할 때 부모가 과민하게 반응해서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아이의 관심을 다른 놀이나 운동으로 돌려 성적인 놀이를 그만두게 유도하는 게 가장 좋다. 아이가 지나친 성적 자극에 노출돼 있지 않은지, 부모가 성적으로 지나친 노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형제나 다른 아이들과 지나친 성적 놀이를 하지는 않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성적인 행동이 너무 잦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3~4학년만 돼도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해진다. 아이가 자신의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겨 이성친구를 사귄다고 놀라지 않는다. 아이의 몸이 건강하고 생리적인 활동이 왕성하다는 증거이므로 축하할 일이다. 부모는 언제나 자녀의 의논상대가 돼 아이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는 자신이 사춘기 때 경험했던 이성문제와 이성교제를 통해 아이가 나에게 어떤 도움을 바라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