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암 완치율 미국보다 높고
폐암 수술법 외국서 배워 가
항암제·암진단법 연구국
가별 암검진 프로그램
통역사 배치해 만족도 높여

러시아 사업가 예브게니 쉬필로프(60)씨는 2008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위암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초 재발하면서 다른 장기와 뼈에 전이됐다. 처음 수술한 병원은 '2개월 시한부'를 선고했다. 지난해 4월 삼성서울병원 삼성암센터를 찾은 그는 서울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면서 혈액종양내과 강원기 교수에게 13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강원기 교수는 "우리가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는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고, 다음 달 마지막 항암치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암센터에는 이처럼 외국에서 치료를 포기한 암환자의 방문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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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암센터의 5대암 생존율은 미국과 유럽, 일본 보다 높다. 위암센터 김성 교수가 위암 수술을 하 고 있다./삼성서울병원 제공
폐암센터에만 1년에 외국의사 40명 방문

삼성암센터는 6대암 전문센터와 10개 전문치료팀으로 구성돼 있다.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의료진 위주'인 기존의 진료과목은 암센터에선 '환자 위주'인 전문세터별로 "헤쳐 모여" 했다. 삼성암센터의 두 축은 신속한 진료를 위한 '원스톱 시스템'과 정확한 치료를 위한 '협진 시스템'이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등의 치료 성적을 앞서는 '암 의술'이 기반을 이룬다. 폐암센터는 지난해 1년간 683건의 폐암 수술을 했다. 이는 미국 유명병원을 능가하는 수술 실적이다. 폐암 환자의 병기별 생존율도 세계폐암학회에 보고된 선진국의 생존율을 웃돌았다. 심영목 삼성암센터장은 "이와 같은 우수한 암 치료성적은 여러 진료과목 의료진이 모여서 최상의 치료법을 도출하는 협진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의술과 진료 시스템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2009년 1년간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서 흉부외과 의사 44명이 폐암센터를 찾아와 수술법과 협진 프로세스를 배워갔다.

5대암 생존율 미·일·유럽보다 높아

삼성암센터는 최근 지난 16년간 이 병원에서 치료한 한국인 5대암의 상대생존율을 선진국과 비교했다. 상대생존율은 해당 암 이외의 다른 원인으로 숨진 경우를 제외한 수치이다. 삼성암센터의 위암 5년 상대생존율은 65.3%로 미국의 26%, 유럽 24.1%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본(62.1%)과 국내 평균(57.4%)보다도 앞섰다.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간암의 5년 상대생존율 모두 선진국보다 5~15%포인트 정도 우수했다. 이와 같은 암 치료 수준이 알려지면서 외국의 암 환자들이 삼성암센터 진료를 받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심영목 암센터장은 "삼성암센터는 '아시아 암치료의 허브'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나라마다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을 파악해 국가별 특화 암정밀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어 통역을 배치하는 등 글로벌 암센터로 자리잡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암 치료 허브'가 목표

삼성암센터는 임상진료 외에 항암제 개발과 암진단 등을 위한 분자의학 연구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설립한 삼성암연구소는 표적항암치료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백순명 박사가 소장을 맡고 있다. 백순명 소장은 "진료실에서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분자의학적 암진단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2~3년 내에 실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암연구소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항암신약 개발과 표적항암제용 바이오마커 개발에도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다.


김태열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