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모든 연령대에서 무지외반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통계에 의하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후천적 무지외반증 환자가 2005년 2만4000명에서 2009년 4만2000명으로 77% 증가했다. 무지외반증 환자는 어떤 치료를 받을까? 수술적 치료가 늘고 있다는데 반드시 해야 할까? 궁금점을 알아본다.
엄지발가락 아래 뼈 튀어나오고 통증 생기는 병

엄지발가락 아래 뼈가 튀어나온 사람이 모두 무지외반증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엄지발가락 아래 뼈가 튀어나와 있으면서, 이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다른 관절에도 변형을 유발할 때 치료한다. 무지외반증의 첫 증상은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 돌출 부위의 통증이다. 엄지발가락 돌출 부위가 신발에 자극을 받아 두꺼워지고 염증이 생겨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 다음 둘째 또는 셋째 발가락 발바닥 쪽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둘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과 겹쳐지거나 관절이 탈구되기도 한다. 새끼발가락 쪽에도 관절이 돌출되는 변형이 생긴다. 걸을 때마다 극심한 통증을 느낄 뿐 아니라 계속 방치하면 관절 탈구를 초래해 발가락에 관절염이 생긴다. 또 통증으로 걸을 때 자세가 삐딱해져 허리, 무릎, 골반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Step 1 굽 높고, 볼 좁은 신발 피해야
발은 걸을 때 체중의 3배, 뛸 때는 체중의 10배에 해당하는 무게를 견딘다. 일반적으로 발뒤꿈치 50%, 엄지발가락 15%, 나머지 네 발가락이 35%의 무게를 받는다. 굽이 높고 앞볼이 좁은 신을 신으면 무게가 분산되지 않고 하중이 앞으로 쏠려 발가락에 압력이 가해지므로 무지외반증이 생기기 쉽다. 대표적인 신발이 하이힐이다. 무지외반증을 막기 위해서는 굽 5cm 이상 구두는 피하고, 낮은 굽의 편안한 신발을 신는다. 신만 바꿔 신어도 증상이 호전되거나 예방이 가능하다. 부득이하게 하이힐을 신을 때는 2시간 이상 넘기지 말고, 자주 신을 벗어 발을 편하게 해준다. 하이힐을 신은 날은 앉았을 때 자주 발을 위, 아래로 잡아당겨 스트레칭 하고, 자기 전에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해 발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 발 근육의 피로를 풀어 준다. 하이힐은 이틀 연속 신는 것은 피한다. 3일에 한 번 정도 편한 신을 신어 발을 쉬게 한다.
Step 2 염증과 통증 단계는 진통제 복용과 보조기 착용
무지외반증은 대부분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엄지발가락 관절이 조금 변형되었어도 통증이 없거나 일상생활에서 불편하지 않으면 굳이 치료할 필요 없다. 보통 신발에 엄지발가락 아래 뼈가 쓸려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단계에서 병원을 찾는데, 진통제 또는 볼이 넓은 신발, 보조기를 사용해 치료하면 무지외반증을 교정하고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통증이 있으면 진통소염제를 복용한다. 스테로이드제제를 엄지발가락 관절, 즉 중족-족지골 간 관절 내에 주사기로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돌출부위를 자극하지 않는 편한 신발(굽이 낮은 운동화)을 신는 것과 교정기를 착용하거나 신발에 교정 깔창을 넣어 신는 방법도 있다. 보조기는 신발에 엄지발가락 아래가 쓸리지 않도록 뼈를 교정해 주는 효과가 있다.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계속되면 치료방법을 바꿔야 한다. 통증이 너무 심해 편한 신발조차 신기 어렵다면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Step 3 통증 심하고 다른 관절에 변형 생기면 ‘수술’
무지외반증은 수술이 유일한 완치법이다. 보통 엄지발가락 하단에 통증이 심하고 다른 관절에 변형을 유발할 때 수술한다.
절골술 : 엄지발가락의 튀어나온 뼈만 잘라 내는 가장 오래된 수술법이다. 수술 후 고정 나사를 뽑지 않아도 돼 재수술은 필요 없지만 튀어나온 뼈를 바로 잡아 주는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재발율이 무려 50%나 된다. 입원 기간이 1~2주로 길고, 4~6주 간 깁스와 목발을 사용한다.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 2개월 정도 걸린다.
교정술 : 3~4cm 절개해 튀어나온 뼈를 바로잡고 주변에 함께 변형된 인대나 근육, 관절낭 등을 정렬해 주는 수술법이다. 최근에 많이 시행하는 수술법으로 재발률이 절골술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핀 고정술 : 피부를 3~6cm 째고 절단한 엄지발가락 뼈에 스테인리스 재질의 핀을 박아 고정하는 방법이다. 수술하고 6주 정도 지나 잘라낸 뼈가 붙으면 핀을 제거하는 추가 시술을 한다.
녹는 핀 고정술 : 피부를 3~4cm 째고 엄지발가락 뼈를 절단한 뒤 락티드와 탄산염 재질의 핀을 1~2개 박아 고정한다. 수술 후 1년 정도 지나면 핀이 저절로 녹기 때문에 추가 수술이 필요 없다.
핀 고정이 필요 없는 절골술 : 엄지발가락 뼈를 절단해서 위치를 이동시키고, 늘어난 근육과 인대를 녹는 실로 꿰맨 다음 피부를 봉합한다. 핀이나 깁스 등으로 뼈를 고정하지 않아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 사이의 각도가 15°를 넘지 않고, 골다공증이 심하지 않은 환자만 수술이 적용된다.
미니금속판 고정 절골술 : 엄지발가락 아래 부위 1~2곳을 절개해 엄지발가락의 위치를 바로잡고, 미니금속판을 부착해 고정한다. 절골술의 하나로 미니 금속판은 티타늄 재질이며, 크기는 1~3cm이다.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로 짧고, 2~3일만 입원하면 된다. 수술 후 깁스를 하지 않으며, 엄지발가락을 살짝 띄워 주는 특수 신발을 신으면 수술 2~3일 후부터 목발 없이 걸을 수 있어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미니 금속판은 뼈가 붙은 뒤 제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추가 수술을 하지 않는다. 무지외반증이 심하거나 골다공증이 있어도 시술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