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노화가 원인이 아닌 '무릎 관절염'
격한 스포츠로 ‘박리성 골연골염’ 겪는 젊은 환자 늘어
무릎관절 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 병원을 찾은 무릎관절염 환자 1만3000명 중 20~40대 젊은층 환자가 약 43%에 이른다.
김상훈 부평힘찬병원 진료부장은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 대부분이 격한 운동을 즐기다 박리성 골연골염(OCD)으로 관절연골이 손상된 경우”라고 말했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연골 아래쪽 뼈가 부분적으로 괴사하면서 관절연골의 퇴행성 변화가 생겨 떨어져 나가는 경우다. 대개 무릎이 삐걱거리는 느낌과 함께 부종이나 통증이 나타난다.
연골은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해 관절에 전해지는 충격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한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연골과 연골판은 콜라겐과 칼슘의 혼합물로 생성되며, 지속적인 자극으로 닳아 없어질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충격에 찢어질 수 있다. 김상훈 부장은 “박리성 골연골염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격한 운동 등으로 무릎에 외상이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관절 연골을 지탱해 주는 연골하판에 미세한 골절이 축적될 때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X선 촬영에도 잘 나타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박리성 골연골염을 방치하면 연골이 점점 더 손상돼 50대에 퇴행성관절염이 올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이상을 느낀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연골이식술과 관절성형술로 자기 관절 살려 박리성 골연골염이 심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최대한 자기 관절을 살릴 방법을 찾는다. 관절 보존 치료법으로 현재 대표적인 것은 연골 이식술과 관절 성형술이다. 먼저 환자의 상태와 연골의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연골 이식술을 시행한다. 연골 이식술은 자기 연골을 그대로 보존해 부작용이 적고, 뼈와 뼈 마찰을 줄이는 연골 기능을 살릴 수 있다. 또한 관절염은 예방하면서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 환자의 반응과 만족도가 크다.
현재 많이 쓰는 연골 이식술은 ‘자가연골 이식술’과 ‘자가연골세포 배양 이식술’이다. 연골 손상 부위가 4cm2 이하면 환자 본인의 정상적인 연골 일부를 떼어 손상 부위에 바로 이식하는 ‘자가연골 이식술’이 가능하다. 만약 연골 결손 부위가 4cm2 이상으로 넓다면 체외에서 세포를 배양해 이식하는 ‘자가연골세포 배양 이식술’을 받는다. 연골 손상 부위가 10cm2 이상으로 크다면 적용하기 어렵다. 고령 환자는 자가연골세포 배양 이식술을 시술 받기 어렵다.
관절 성형술은 손상된 연골을 내시경을 통해 다듬은 뒤 40~70도의 고주파를 손상 부위에 쏘여 연골의 자연스러운 생성과 재생을 돕는 치료법이다. 김상훈 부장은 “고주파는 정상 연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환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개 6~12주 후면 무릎 연골이 재생되어 정상적으로 보행할 수 있으며, 9개월이 지나면 에어로빅ㆍ조깅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하지 않고 운동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많다. 격한 운동으로 무릎이 손상됐다고 운동을 그만두면 안 된다.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을 찾는 것이 관절염 치료와 관리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관절을 보호하는 근육과 인대가 강화되어 움직일 때마다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반면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약한 관절에 충격이나 체중 부담이 커지면서 관절이 빨리 손상될 수밖에 없다.
운동을 하면 관절이 유연해져 관절의 운동 범위도 커진다. 운동을 꾸준히 할수록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의 운동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관절 통증은 줄어든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기계에 충분한 윤활유가 없으면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쉽게 고장 나는 것처럼, 관절 속 연골도 윤활유 역할을 하는 활액이 없으면 움직일 때마다 쉽게 마모되어 닳는다. 운동은 관절 내 활액이 잘 흐르게 해 연골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체중이 많이 실리고 무리를 주는 운동보다 스트레칭, 맨손체조, 자전거타기, 수영 등 관절에 무리가 덜 가면서 유연성과 근력을 키울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 효과적이다.
진영수 교수는 “관절염 환자는 장시간 달리기나 줄넘기, 축구, 농구, 배구, 고강도의 에어로빅은 피한다. 염증이 생긴 관절은 정상 관절보다 더 쉽게 손상을 받기 때문에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경사가 가파른 코스를 등산하거나 테니스, 배드민턴, 달리기도 피한다.
걷기 운동, 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꾸준히 걷는 것이 좋다. 걷기는 체지방을 태우고 심폐기능을 강화한다. 또한 걷는 동안 뼈에 지속적으로 자극이 가해지면서 뼈 밀도가 높아지고 관절은 더 유연해진다. 걷기는 달리기에 비해 무릎 관절에 충격을 덜 주면서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시켜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고,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무릎 질환을 예방한다.
경사가 심하거나 울퉁불퉁한 길은 관절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피한다. 산책로나 학교 운동장 등 평지에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무릎에 무리를 줄일 수 있다.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상체를 똑바로 세운 뒤 양팔을 자연스럽게 흔든다. 발은 뒤꿈치가 먼저 바닥에 닿고 발 중앙, 발가락 순으로 닿게 걷는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걷지 말고, 천천히 걷다가 몸이 풀리면 빨리 걷는다.
통증이 오면 속도를 늦추거나 쉬었다 걷기를 반복하며 운동량을 서서히 늘린다. 걷기를 이제 막 시작했다면 처음에는 10~20분 정도 천천히 걷고, 이후 매일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며 속도도 조금씩 높인다. 운동 횟수는 1주일에 3일 이상 해야 하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진영수 교수는 “천천히 걷기는 1회에 20~40분, 빨리 걷기는 20분 정도씩 주 3회 이상 실시하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